안산지역 다문화 가정 학부모 10명 가운데 8명은 ‘모국어로 된 전래동화’에 대해 독서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양대학교 ERICA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고운기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학부모 독서 실태 설문조사 결과 여가시간 독서빈도는 ‘일주일에 2∼3번’(28.6%)로 가장 높은 가운데 과반의 응답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이상 독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독서 언어로는 한국어가 54.8%, 응답자의 모국어가 59.6(중복 답변)%로 다수 응답자가 한국어와 자신의 모국어를 병행해 독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읽는 책으로는 ‘문학(시ㆍ일반ㆍ소설ㆍ수필)’이 3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취미ㆍ여행ㆍ오락ㆍ건강 분야의 책이 30.1%를 차지했다.
한국 전래동화를 읽는 독서 빈도에 대해선 42.1%가 ‘잘 읽지 않거나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해 다문화 가정 학부모 대부분이 한국 전래동화에 관심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전래동화 인지도 조사에선 ‘금도끼 은도끼’(69.5%)가 가장 높았고 ‘선녀와 나무꾼’(64.4%), ‘흥부와 놀부’(56.1%), ‘견우와 직녀’(54.9%), ‘팥죽할머니와 호랑이’(53.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국어로 된 한국 전래동화에 대한 독서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반드시 읽을 것이다’(59.2%), ‘아마 읽을 것이다’(23.5%)로 82.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모국어로 된 한국 전래동화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모국어로 된 전래동화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매우 도움이 된다’(56.8%),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28.4%)로 나타났으며, 한국어 공부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53.7%),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30.5%)로 조사돼 한국 전래동화가 다문화 가정 학부모에게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모국어로 된 전래동화의 한국 문화 이해에 관한 효용에 대해 ‘매우 도움이 된다’(16.2%),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41.7%)로 답했고, 한국어 공부에 대한 효용에 있어서도 ‘매우 도움이 된다’(19.4%),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31.9%)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오히려 다문화 가정 자녀보다 학부모의 요구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운기 책임연구원은 “이번 다문화 가정의 독서 실태조사 결과 자녀의 독서 습관은 전반적으로 부모에게 영향을 받고 학부모와 자녀 모두 주 도서 확보 경로는 도서관, 독서 장소는 집으로 확인됐다”며 “부모와 자녀 모두 한국 전래동화를 자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전래동화의 독서빈도와 인지도ㆍ선호도 모두 자녀보다 부모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모국어로 된 전래동화를 통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던 점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한해 제공된 전래동화의 배포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자국어 문화지원의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는 통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2019년 11월 25일부터 12월 5일까지 11일 동안 안산시에 거주 중인 다문화 가정 학부모 109명 및 다문화 가정 초ㆍ중학생 225명 등 총 334명을 대상으로 동화책 제작을 위해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학부모 10명, 교사 3명, 도서관 사서 3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부모 전체 유효 응답자 109명 중 중국 22.4%, 중국(한국계) 14%, 베트남 15%, 러시아 23.4%, 기타 국가(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가 25.2%를 차지했다. 표본오차는 ±7.95%p, 응답률은 100%이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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