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2시께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 환전소, 편의점, 주방기기 판매점 등 13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총 1천46㎡ 규모의 터미널에는 적막감이 감돈다.
평상시 위해·청도·천진·연운항 등을 오가는 사람들(1일 평균 1천300여 명)로 북적였던 곳이지만, 터미널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1월 28일 이후 여객이 없어 입국장과 출국장은 아예 문을 닫았고, 이에 따라 입주업체들도 모두 영업을 중지해 모든 사람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곳에 입점한 18개 업체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에서는 직원들에게 연차를 미리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유급휴가까지 보내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기약없는 현재 상황에 막막함을 호소한다.
업체 관계자는 “여객이 없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현재 수입은 아예 없는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임대료 등 고정비용만 1개월에 수억원씩 들어 버티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천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 여객 발길이 끊기면서 국제여객터미널에 입점한 면세점 등 운영 업체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인천항 제1·2국제여객터미널의 임대료 총액은 2019년 기준으로 연간 102억원 수준이다.
이곳에 입점한 31개 업체가 1개월에 8억5천만원의 임대료를 IPA에 내는 셈이다.
문제는 국제여객터미널 특성상 여객만 상대하다 보니, 여객이 없는 상황에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업체의 지난 1월 매출총액은 2019년 1월보다 50% 감소했고 2월에는 전혀 없다.
2020년 1월 1·2국제여객터미널은 총 4만8천623명의 여객 수를 기록, 2019년 1월 여객(7만9천227명)의 61% 수준으로 여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월에는 현재까지 여객 수가 0명이다.
입주업체 관계자는 “2017년 10월에서 2018년 2월까지 사드 사태로 IPA가 임대료를 30% 감면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사드 사태 때는 여객이 30% 정도 감소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차원의 비상상황으로 모든 비즈니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해양수산부 차원에서 선사나 업체들에 대한 임대료 감면·면제 등을 검토 중인 만큼,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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