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와 의심환자가 속출하면서 중증환자의 의료 대란과 응급 의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의심 증상자 등이 다녀간 대학병원 응급실이 줄줄이 폐쇄되면 의료전달 시스템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환자와 일반환자가 초기 진료 단계부터 구분될 수 있는 새로운 의료체계 편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한때 소동을 빚었다.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내원해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응급센터를 폐쇄하고 즉각 방역에 돌입한 것이다. 다행히 이날 오후 3시40분께 의심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아 다시 응급센터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을 진료하는 권역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6시간 동안 지역 응급의료 시스템엔 큰 구멍이 생겼던 것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30분께 동국대 일산병원 응급의료센터도 비상이 걸렸다. 호흡곤란으로 실려 왔다 숨진 남성이 폐렴 진단을 받아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20여 명이 응급실에서 나오지 못했다. 예정됐던 수술과 진료 등은 중단됐다. 21일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도 유사한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9시께 응급실로 폐렴환자 3명이 실려오면서 격리실 일부가 폐쇄됐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응급실이 잠시라도 문을 닫으면 지역 응급의료에 큰 구멍이 생긴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빈번해지면,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중증환자 등의 의료대란 역시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한 시점에서 새로운 방역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의 중소 민간병원도 코로나19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분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 의심환자는 지역 보건소와 대학ㆍ종합병원 등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이러한 곳을 중심으로 103곳의 선별진료소가 운영 중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1339나, 보건소, 대학병원 등으로만 코로나 의심 등의 환자를 몰리게 하는 것은 만성질환자, 응급환자의 의료체계를 붕괴할 시킬 수도 있다”면서 “코로나19 환자가 기존의 의료전달 체계에 섞이지 않게 인구 대비 코로나19 대응병원 설립, 중소병원과의 의료연계 등 정부가 ‘코로나19 의료체계’를 새롭게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현실화되면서 도에서도 격리 병상 확보 등에 나섰다. 경기도의료원은 환자 확산에 대비해 수원, 안성, 이천 병원 등을 중심으로 추가 격리 병상을 확보 중이다. 수원병원은 음압 병실이 있는 6병동을 모두 비워 격리 병상을 확보했으며, 당분간 입원 환자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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