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준지 이상의 그로테스크함이 담긴 소설…<소년들은 죽이면 안되나요>

일본의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57)는 국내에도 그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를 그로테스크의 대명사로 이끈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설정과 기괴한 연출, 섬세한 감정 묘사 등이 지목된다. 그래서인지 <토미에>나 <소용돌이> 시리즈 등은 출간된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토 준지 이상의 그로테스크함이 담긴 소설 <소년들은 죽이면 안되나요>(해피북스투유 刊)가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이번 신간은 이전부터 사회적 논쟁거리로 자리잡아 온 촉법소년과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작품은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던 늦은 오후의 한 카페에서 자리에 앉을 때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던 여자가 많은 사람 앞에서 갑자기 터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연이은 폭사사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가운데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딸의 자살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 형사와 아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딸을 잔혹하게 괴롭혀 죽음에 이르게 한 아이들은 법의 보호를 받으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법정을 빠져나가 그를 더욱 힘들게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 형사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최대 종교 단체인 ‘바롬형제원’ 원장 김시오도 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위장하기 위해 평범한 국어교사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로 어릴 때 미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잃어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바롬형제원 사람들은 공권력으로부터 소외받고 법과 이웃들에게 배신당한 경험을 모두 갖고 있어 복수와 사회 정화를 위해 약을 만들어 욕망이 큰 자들이 스스로 폭사하게 만든다. 박 형사는 어느 날 김민주라는 인물을 찾아 비극을 막아달라는 투서를 받게 되고 의문의 폭사사건이 학교폭력 가해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깨달아 바롬형제원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사투를 펼친다.

인물들이 폭사한다는 기괴한 배경에 남다른 사연을 가진 바롬형제원 사람들과 박 형사. 그리고 촉법소년 제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함께 담겨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값 1만 3천800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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