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기도내 전략지역 공천 완료…'낙하산 착륙지'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2일 경기도내 전략공천 지역의 ‘선발 라인업’ 구축을 마무리한 가운데 ‘낙하산 공천’에 따른 후유증이 터져 나오면서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현장을 발로 뛰며 총선 출마를 준비해 온 인사를 배제한 채 지역과는 무관한 인사들을 경기도에 집중 배치, ‘유권자를 무시한 공천’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미래통합당 유의동 의원 지역구인 평택을에 김현정 전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고 도종환 당 전략공천위원장이 전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도내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10개 선거구에 출전시킬 ‘대표 선수’ 선발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지역에 연고가 없는 인물들이 이들 선거구에 ‘내려꽂히면서’ 경기도가 ‘낙하산 착륙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당초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물갈이 및 인적쇄신 등을 의식, 곳곳에서 전략공천을 강행하며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이 이날 김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한 평택을의 경우 출마자들과 당원들이 ‘전략공천 즉각 철회’와 ‘경선시행’을 촉구해온 만큼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은 전날(1일)에도 성명을 내고 “전략공천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 탈당도 불사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평택을에는 5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다져왔다.

김주영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공천을 받은 김포갑에선 경선을 요구해온 유영록 전 김포시장이 결국 탈당했다. 유 전 시장은 “낙하산 전략공천이라는 당의 결정은 이제 당을 떠나라는 메시지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당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김포갑 출마를 준비하겠다”고 경고했다.

고양지역의 경우 4개 선거구 중 3곳에서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고양을에 한준호 전 MBC 아나운서, 고양병에 홍정민 변호사, 고양정에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각각 공천, 이들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여온 예비후보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고양을에 출마한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고양을 지역에 엉뚱한 인물로 낙하산 전략공천을 했다. 결국 (저는) 민주당으로부터 버림 받았다”며 “특정 정파만 키우는 정실공천, 정략공천을 하면 필패”라고 비판했다.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에서는 박창규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핵심당직자 400여 명이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당직을 사퇴했다. 이들은 당원으로 남아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을 무소속으로 당선시켜 민주당에 복귀시키겠다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의정부갑) 아들인 문 상임부위원장은 당초 의정부갑에 출마했으나 ‘아빠 찬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도내 곳곳에서 낙하산 공천 후폭풍이 지속, 전략공천이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는 소통과 감성이 공유되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학적, 공학적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전략공천으로 인해 당내 갈등과 잡음이 발생할 경우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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