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조여오는 ‘코로나 올가미’… ‘정신 방역’ 강화해야

도내 19개 지역 감염, 매일 추가 확진… 안전지대 없어
시민들 불안·우울감 호소, ‘정서적 감염병’ 확산 우려
道, ‘재난심리지원단’ 선제적 운영하며 심리치료 나서

5일 공적 마스크가 판매된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서 시민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물질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 정서안정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윤원규기자
5일 공적 마스크가 판매된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서 시민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물질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 정서안정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자릿수를 돌파한 것도 모자라 매일 같이 지역사회 확진자가 추가 발생, 시민들이 일상을 조여오는 ‘코로나19 올가미’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련 심리치료 기구를 구성, 시민들 사이에서 ‘정서적 감염병’마저 확산하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대응에 나서고 있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기존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군포시에서 이날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군포시 당정동 소재 업체에서 근무하는 53세 남성(인천 거주)이다. 군포의 경우 지난 1월24~25일 코로나19 확진 중국인 부부가 경유한 적은 있으나 지역사회 안에서 실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군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도내 31개 시ㆍ군 중 19곳(61%)이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용인지역에서 유일하게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처인구에서 40대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인 4일에는 이들 부부의 딸인 8세 여아가 추가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처럼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확산이 약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민들이 ‘더이상 나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을 옥죄어 오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심리치료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는 선제적으로 지난달 9일부터 정신건강전문요원 70명과 상근종사인력 630명 등 약 700명으로 구성된 ‘경기도재난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재난심리지원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겪는 도민 대상 상담 업무를 맡는다. 뒤이어 서울시도 지난 4일 정신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발족해 심리치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관련 심리치료 문의는 쇄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1월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상담은 1만8천여건에 달했고, 같은 기간 국가트라우마센터 심리상담도 약 540건 진행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방역ㆍ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들 역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코로나19 사태에 맞서려면 ‘정서적 무장’이 중요하다.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느낄 경우 곧바로 관련 기구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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