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구인공고 전년보다 4.6% 줄고 식당은 11% ↓
“알바 못하면 당장 집세 낼 돈도 없어”… 정부 지원 호소
“당장 집세 낼 돈도 없는데 아르바이트 자리가 하나도 없어 대출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용인 명지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22)는 최근 아르바이트 자리가 끊기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그는 알바를 통해 번 돈으로 월세 45만 원과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알바 자리 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A씨는 “카페부터 식당, 뷔페, 학원 등 안해본 일이 없는데 요즘 같이 알바 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며 “당장 다음 달부터 내야하는 집세를 마련하기 위해 급한대로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자영업자의 위기가 청년들의 생활고로 이어지면서 이들 사이에 존재하던 ‘공생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이 알바 자리를 대폭 줄이자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던 청년들마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자영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줄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매출 급감으로 자영업자들이 임대료 메우기에 급급한 속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 내 대학가를 방문한 결과, 대학가 내 자영업자 대부분이 구인공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 성균관대 인근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그나마 있던 직원들도 다 잘랐다”며 “당분간은 혼자서 가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 아주대에서 디저트카페를 운영 중인 C씨도 “매출이 3분의 1 가량 떨어져 임대료 낼 엄두조차 안 난다”며 “알바를 줄이고 가족을 동원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알바 관련 사이트에서도 나타났다. 구인ㆍ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달 구인공고는 지난해 대비 4.6% 줄었으며, 식당은 10.8%, 운전 및 배달업은 7.7%, 유통ㆍ판매는 5.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알바 자리가 자취를 감추면서 당장 생활비가 급한 청년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청년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로 눈길을 돌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 경기대에 재학 중인 D씨(21)는 “알바 구인공고가 마치 마스크 품귀현상을 보는 것 같다”며 “ 집세며 생활비가 필요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와 대학이 직접 발벗고 나서 경제난에 취약한 청년층을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 대학마다 운영하는 장학재단이 취약계층의 학생들을 위해 생활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당장 생계가 어려운 자영업자들이나 청년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긴급지원자금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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