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 시행 일주일, "시민도 힘들고 약사도 힘들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일주일째를 맞았지만 일선 약국 현장에서 혼란과 혼선은 여전했다. 마스크 구매 시행 지침이 수시로 변경된 데다, 불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고, 약사들은 업무 과다와 시민들의 애꿎은 화풀이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난주 중(9~13일)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된 마스크는 총 3천805만 개다. 시행 전 주(2∼6일)에 비해 1천40만 개가 증가했다. 지난주 최대 100개씩 공급됐던 약국당 물량이 이번 주엔 약 250개씩 배정된 셈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찾아 약국을 헤매는 현상은 여전했다. 약국마다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고, 마스크 판매 현황을 알려주는 시스템의 전산 오류와 정보 부정확 탓에 헛걸음한 시민도 상당수 있었다.

성남에 거주하는 김모씨(37)는 “지난주 수요일에 판매 현황 앱을 확인하며 약국 3군데를 다녔는데도 구하지 못해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인근 약국에 가봤지만 품절돼 살 수 없었다”며 “마스크를 사려고 매일 줄 서던 이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씁쓸해했다.

약사들 역시 스트레스와 고충이 가중되긴 마찬가지다. 마스크 판매로 인한 일손 부족과 업무 과다는 물론 소비자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혼자 약국을 운영하는 ‘나홀로 약사’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수원 영통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마스크가 5매씩 올 경우엔 분류하고 재포장하는 데만 1시간씩 걸려 가족까지 총출동하며 3주째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하고 있다”며 “마스크를 팔아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공공보건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하고 있는데, 정작 마스크 없다고 욕먹을 때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 한주동 안 도내 곳곳 약국에서는 마스크가 없다는 사실에 격분한 이들이 약사를 협박해 경찰에 연행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약사회 소속 4천700여 곳의 약국 중 100여 곳이 공적 마스크 취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기도약사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공적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의 편의성과 시스템 강화 및 전산 시스템 장애문제 개선 ▲2매 이내로 포장된 공적마스크를 약국에 배포할 것 ▲향후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에 약사 직능 포함하고 약사의 사회적 공공서비스 확대되도록 장치 마련 ▲휴일지킴이 약국에 공급하는 공적마스크는 최소 하루 전 약국 배포 및 수량 확대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공적마스크를 공급하는 약국에서 벌어지는 혼란으로 발생한 약국의 과실과 책임은 대승적 차원의 배려를 부탁한다”며 “약사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조기종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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