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확진자 의심의 눈초리… ‘자가격리자’ 괴롭다

주변 사람들 ‘죄인 취급’ 마음의 상처
두려움·외로움 속 고립감 불안 증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상담 안정 도움

“저 신천지 (신도)아닙니다! 확진자도 아닌데, 마치 죄인 취급받는게 너무 괴로워요.”

인천 강화군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코로나19 자가 격리자 등에 대한 심리 상담을 맡은 A씨(31). A상담사는 최근 코로나19 관련 230명과의 상담 중에, 자가격리로 인한 서러움에 울먹이던 B씨와의 전화 상담이 기억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비록 수화기 너머지만 그의 괴로움이 절절히 느껴진 탓이다.

B씨는 “주변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서 날 신천지로 의심한다. 또 마치 날 확진자로 단정짓고, 죄인처럼 여기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A상담사에게 털어놨다. 한참을 듣던 A상담사가 “격리 기간에 힘 들었겠다”고 위로하자 B씨는 울음보를 터트리고 “내 힘듦을 묻고 알아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자가격리자 C씨는 자진해서 선별검사를 받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격리기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며 외로움과 고립감이 커진 탓이다. C씨는 마치 감옥에 갇힌 듯한 자신의 모습에 지역사회와 국가에 대한 원망까지 커져갔다. A상담사는 “자진 검사는 전염을 막는 중요한 일이며, 매우 적절한 행동이었다”며 C씨를 이해시키기도 했다.

A상담사는 “격리자는 검사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큰데다가 외로움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며 “하지만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면 어느새 마음을 열고 이겨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자 등 많은 시민이 두통과 소화불량 등 신체적 징후와 우울, 불안 등을 느끼고 있다. 지역 내 상담사들이 이 같은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원활한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려 심리 상담에 애쓰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역 내 11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22개반 88명으로 운영하던 심리지원단을 34개반 114명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심리지원단은 정신건강복지센터 핫라인을 통해 24시간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이각균 건강증진과장은 “자가격리자뿐 아니라 대부분 시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혼자 어려움을 겪지 말고 심리 상담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이어 “심리상담을 활용하면 우울과 불안 등을 해소할 수 있다”며 “많은 시민이 심리적 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했다.

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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