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한 달’ 수원시청 선수단, 취미활동으로 무료함 해소

홈 베이킹ㆍ족구 등 개인별 여가시간 보내기

▲ 수원시 선수촌.수원시체육회 제공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장운동부 선수들의 숙소 생활패턴이 달라졌다.

도내 직장운동부 선수들은 훈련장을 제외한 외부활동이 전면 금지 조치된 채 숙소에서 생활하며 나름의 여가생활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인 15개 직장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는 선수촌 감염 예방을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외출ㆍ외박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는 운동시간 이외 평일 외출과 주말 외박이 자유로웠지만, 현재 외박은 전면 금지됐고 외출은 부상치료와 재활 등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부분 허용된다.

따라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예외없이 강제 ‘방콕’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에 무료함을 느낀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개인별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평소 숙식과 휴식의 용도로 사용됐던 선수촌은 코로나19 사태 후 여가생활과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체육회관에 입주한 여자 선수촌의 경우 음식 조리가 가능한 주방에서 오븐을 이용한 홈 베이킹 장소로도 변모한다. 특히, 배구의 정현주는 수제쿠키를 직접 만들어 같은 종목 선수는 물론 타 종목 동료들에게 나눠주며 숙소생활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

또 역도 이지은은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했다. 평소 TV를 전혀 보지 않았던 그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중단되자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테츠를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유료 구독해 무료한 일상을 달래고 있다.

남자 선수촌의 경우에는 집중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온라인게임과 족구를 통해 장기 합숙의 탈출구를 마련했다.

태권도 박승준ㆍ고호재 등 일부 선수들은 1인칭 사격(FPS)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4’을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체육대회(5월)를 비롯해 각종 전국대회가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돼 긴장감이 사라진 선수들은 적당한 긴장감 유지를 위해 하루 1시간씩 게임을 즐기고 있다.

또한 배드민턴, 검도, 유도, 레슬링, 조정, 태권도 등 남자 선수들은 선수촌 내 실내 공간을 활용한 족구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특별한 여가공간이 없는 선수촌에서 마련한 나름의 자구책이다. 함께 땀 흘리며 우정을 나눈 선수들은 타 종목에 대한 이해도와 유대감을 높이며 서로의 훈련법, 마인드컨트롤 등 훈련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저마다 개인 여가시간을 즐기며 장기 합숙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수원시청 선수들은 하루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돼 정상적인 훈련과 대회 출전, 일상 생활로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이광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