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화훼총연합회 황병국 회장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성남 화훼 집단 판매시설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성남 지역 화훼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봄은 화훼농가 1년 매출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입학식이 취소되고 소비가 위축되자 지역 화훼농가들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화훼농가를 살리고자 성남시화훼총연합회 황병국 회장(57)이 나섰다. 황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지난 13일부터 오는 5월 17일까지 분당구 오리역 하나로마트 야외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다.

황 회장은 “현재 지역 화훼농가 매출액이 평년과 비교해 50% 수준밖에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화훼농가 전체가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직거래 장터를 열게 됐다.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보니 감염병 확산 우려는 작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주말의 경우 1일 평균 800여 명이 방문한다. 집에만 있던 시민이 오랜만에 나와 즐거운 표정으로 꽃구경하는 걸 보면서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도 “꽃 출하량이 줄면 제가 덜 바빠야 하나 올해는 오히려 더 바쁜 상황”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특히 지난 22일까진 이곳 주유소를 들른 시민에게 장미꽃 1송이씩 선물했다. 애초 화훼농가들은 졸업식과 입학식을 맞아 장미꽃을 출하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어려워지자 남은 꽃들을 시민에게 나눠줬다. 총 3천 송이 장미꽃은 이벤트 시작 6일 만에 모두 소진됐다.

그는 “장미꽃 선물 이벤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꽃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며 “대부분 시민은 장미꽃을 받으면 활짝 웃는다. 한 시민은 ‘살다 살다 이런 일이 다 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화훼농가들도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꿈은 이러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성남지역 내 꽃 집단 판매시설 설립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성남지역 화훼농가들은 달갑지 않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화훼농가는 250여 곳으로 도내에선 고양, 용인에 이어 3번째로 그 수가 많았다.

그러나 고등지구 등 도시개발로 녹지공간이 사라져 화훼농가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 현재 지역 화훼농가 수는 100여 곳이 감소한 150여 곳이다. 성남을 떠나 용인 등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화훼농가가 많기에 그들의 목소리가 작아진 게 사실이다.

황 회장은 “화훼농가가 밀집해있어야 판매가 활성화된다. 인구가 94만 명인 성남은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광주 등 다른 지역 사람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며 “자체 판매시설이 조성되면 화훼농가의 출하량도 많아지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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