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비근무자들 복귀했지만 “대체 직무 모르고, 마스크 안쓰고”…지침 없이 사람만 모은 시교육청

인천지역 학교의 방학 중 비근무자인 급식조리원들이 복귀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좁은 공간에 모여있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시교육청은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오전 연수구의 한 초등학교. 급식소 한쪽에 마련한 휴게실에서 급식조리원 8명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은 지난 17일 개학연기와 함께 교육부가 내놓은 ‘방학 중 비근무자 생활안정대책’에 따라 학교에 출근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긴급돌봄 지원이나 청소·위생·시설 관리 등 학교와 협의한 대체 직무를 해야한다. 하지만, 직무가 정해지지 않은 탓에 출근 이후 이날까지 줄곧 좁은 휴게실에 모여 있는 상황이다.

급식조리원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상황인데 좁은 방 안에 모두 모여있게 하는 것이 불안하다”며 “따로 지시받은 업무가 없어서 다같이 성교육 영상만 계속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초등학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날 오후 남동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출근한 급식조리원 6명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휴게실에 모여 있다.

급식조리원 B씨는 “오늘 급식소 의자를 닦는 것 외에는 별다른 업무가 없어 모두 휴게실에 모여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내놓으면서 모임을 자제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라고 강조했음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기본 수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 뿐만 아니라 방중 비근무자들 사이에서는 대체복무에 대한 준비도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이날 미추홀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급식조리원 6명은 조리기구를 세척하는 일만 반복했다.

급식조리원 C씨는 “개학이 2주나 남았는데, 식기와 조리기구를 닦는 일 외에 다른 업무는 없다”며 “이렇게 매일 조리기구들을 닦는 일만 반복한다면 차라리 쉬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추가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방학중 비근무자들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기본수칙 준수 등의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것은 맞다”며 “오늘이 출근 첫날이라 학교별 안전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위생 상태를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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