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선수] ‘남모를 선행’ 펼치는 수원FC 캡틴 이한샘

“내 아들이 커가는 세상 사랑의 온기로 가득했으면”

“한 아이의 아버지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제가 전하는 소소한 마음이 사회의 따뜻한 문화로 자리잡아 제 아들이 커가는 세상이 희망으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2 수원FC의 주장을 맡은 이한샘(31)이 남모를 선행을 통해 우리 사회에 따스한 온기를 전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18년 아산 무궁화에서 군복무 시절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지만, 과감히 뿌리쳐 축구계에 경종을 울렸던 이한샘은 작년 연말부터 기부문화 확산에 참여하며 솔선수범을 실천하고 있다.

이한샘은 지난해 11월부터 국제개발협력 NGO인 지파운데이션에 매월 익명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 후원금은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보육원 등의 시설이나 위탁가정에 보내지는 아이들과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차별 받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돕는 다문화가정 지원,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한샘은 2년 전 승부조작 제안을 단호히 뿌리친 공로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받은 포상금 7천만원 중 일부를 유소년 축구발전 기금으로 쾌척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한샘은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셔서 외할머니와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다. 초등학교 때 저를 보살피며 큰 사랑을 주신 할머니 덕에 오늘날 올바른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작년 연말 눈 내리는 추운 날씨에 장갑도 없이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을 보면서 생전 할머니 모습이 생각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고향인 순천을 떠나 용인FC에 입단 후 또 한번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그 때 친척분들께서 제가 타지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용돈을 쥐어주시며 격려해 주신 덕분에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제가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아이들 역시 이런 작은 마음들을 통해 힘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한샘은 작지만 기부 문화 실천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찾아 실천하는게 좋은 것 같다. 유명인처럼 거금을 기부할 순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나눌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한샘은 “올해 코로나19 종식으로 프로축구가 개막되면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어린 친구들을 경기장에 초대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선수로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봉사를 고민해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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