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석 광주시대리기사협회장 ‘이동노동자쉼터’ 설치 마중물 역할

“길거리에서 손님연락을 기다리는 일이 대리기사의 일상입니다. 이제 한겨울 추위도, 한여름 더위도 피할 수 있는 쉼터가 생기니 너무나 기쁘네요.”

올 초 경기도 내 최초로 광주시 경안동에 문을 연 ‘이동노동자 쉼터’(이하 쉼터) 개소식에서 한기석 광주대리기사협회장이 “광주지역에서 10년간 대리기사로 일하며 협회장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을 이뤄냈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다.

광주에 대리기사(이동노동자) 쉼터가 만들어지기까지 3년여의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광주시청과 경기도청을 20여 차례 이상 방문했고, 서울에서 운영되는 쉼터를 수차례 다녀왔다.

특히 개인자격으로는 어렵다는 말에 광주시대리기사협회를 구성하고,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을 위해 쉼터의 필요성과 타 지자체의 쉼터운영상황 등을 알리기 위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당시 한 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이동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산업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국가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되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최소한의 휴게시설이나 안전장치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동노동자 쉼터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약이면서 경기도 매칭사업으로 공모가 진행 중이어서 그는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했다. 정치권에도 도움을 요청했으며, 도의원과 시의회를 수차례 방문해 쉼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3년여 간 지속된 열정과 광주시의 철저한 준비 등에 힘입어 지난해 8월 경기도 공모사업에 광주시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사업이 선정됐으며, 올 1월 총 사업비 2억 8천만 원 중 50%를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아 경안동(중앙로 110 로얄팰리스 5층)에 195㎡ 면적의 쉼터를 마련했다.

쉼터는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운영한다. 중앙홀과 다목적실, 수면실, 여성휴게실과 사무실 등으로 구성됐으며 안마기, 컴퓨터, 휴대전화기 충전기, 커피머신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쉼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지난 3월 4일 이전까지 매일 30~40명의 기사가 방문했다.

한 회장은 “쉼터에서 정기적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및 금융, 교육 등과 관련한 상담 및 강의 등을 진행하면 보다 효율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쉼터 운영에 이동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쉼터는 이동노동자만의 공간이 아닌 광주시, 나아가 경기도민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토론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는 정부가 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고, 향후 광주시의 이동노동자 쉼터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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