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총선 막바지... 정책 실종ㆍ흑색 선전 난무

4·15 총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선거판이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얼룩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역의 미래를 제시하는 ‘정책 경쟁’ 대신 후보자에 대한 ‘흑색선전’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후보자 대면 접촉이 제한적인 유권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깜깜이 선거’를 맞아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이후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 더불어민주당 고영인·미래통합당 김명연 안산 단원갑 후보는 이의제기와 의혹제기로 맞불을 놓으면서 격전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는 사전선거 투표 이틀째인 지난 11일, 안산시 공무원이 투표소 내 설치된 기표소 앞에서 고 후보의 지지자들과 함께 손가락으로 ‘1번’을 표시하는 사진이 고 후보의 오픈 채팅방에 올라와 안산시단원구선관위에 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후보 측은 함께 촬영한 지지자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는 원곡동 주민자치위원이 포함됐다며 ‘선거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고 후보 역시 지난 6일 김 후보가 공보물에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안산시단원구선관위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안양 동안을 지역구 의석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민주당 이재정·통합당 심재철 후보 간의 총선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심 후보는 전날 이 후보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시가 최대 3억3천만 원에 달하는 충북 단양 토지 3천681㎡를 공직자재산변동신고에서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단양 땅에 무허가 도로를 내놓고선 단양군청이 도로를 깔아준 것처럼 허위 주장을 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도 제기했다.

이에 맞불을 놓듯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희 캠프는 네거티브 공격에 대응할 인력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희망에 매진 중”이라며 “반공포스터를 방불케 하는 현수막에 이어 오늘도 연이은 네거티브. 안양에서의 20년에 대해 그렇게 스스로 자신이 없으신 건지”라고 심 후보를 직격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4ㆍ15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 정책선거가 실종됐다”면서 “이 때문에 인신공격성의 도를 넘어서는 ‘가짜 뉴스’, 네거티브 선거로 흘러가게 됐다. 막말 혹은 흑색선전에 대한 행위를 강하게 처벌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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