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수업 익숙했던 교사들 큰 도전
20분 영상 제작에 소요시간만 4시간
학생들 학습권 보호 위해 고군분투
온라인학습, 새 교육흐름으로 성장도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학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감염병 위기에 대한 대응 강화는 물론이고 등교 개학연기 및 그에 따른 온라인 개학 준비까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바람이 학교현장에 불어오고 있다. 더불어 사회에서 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학교는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변화를 따라 학교현장은 최선의 노력으로 슬기롭게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온라인 학습은 그동안 교실에서 대면(對面)수업에 익숙했던 교사들에겐 큰 도전이었다. 기존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들과 재치있는 농담과 수업에 활력을 더해 주는 문답이 오가기도 하고, 교사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인성교육까지 이뤄지는 등 인간적 관계 속에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으나,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학생과 교사의 소통문제뿐만 아니라 학습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혼선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것에서 탈피해 새롭게 교육의 방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두려움과 더불어 그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던 것은 학습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술적 부담감, 온라인 학습에 맞춘 교육과정 재구성 등이었다. 이에 따라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관에 상당한 혼란을 느꼈음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는 교사들에게 온라인 개학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온라인 수업에 대해 숙의할 시간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깊은 아쉬움이 있다. 여러 결함적인 부분을 결국에는 현장의 교사들이 안을 수밖에 없었고, 게다가 학부모와 학생의 볼멘소리를 달래야 하는 등 또 다른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교사들이 낮에는 학습지도안을 구상하거나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과 그에 필요한 자료를 취합하고, 늦은 저녁 학교나 자택에서 수업을 녹화하거나 교육용 콘텐츠를 탐색하곤 한다. 다음 날에는 동료 교사들과 제작된 콘텐츠 공유 및 검증과정을 거치고 온라인 플랫폼에 강의를 탑재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대부분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이기에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이 산재하지만, 우리 교사들에게 교수학습영역에서 진일보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더불어 제작된 온라인 교육 콘텐츠는 교사 개개인의 자기평가로 이어지면서 자기 계발의 자료가 되고 있다.
필자 역시 동료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자 직접 토론학습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제작해 올려보기도 했다. 불과 20분 영상 제작을 위한 소요된 투자 시간은 무려 4시간이었다. 학습내용을 구성하고 촬영장소와 공간을 꾸미고, 녹화하고, 일부분 편집과정을 거치고, 그렇게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만든 20분량의 동영상은 필자의 교직생활 중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온라인 학습물이었다. 교과마다 저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온라인에서 학생과 마주하기 위해 교사들이 쏟아야 할 열정은 근무시간으로 한정시킬 수 없을 만큼이다.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방지하고 나아가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낮밤, 장소 가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 뜨거운 성원과 갈채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개학 기간을 지나 등교 개학이 이뤄졌을 때를 그려보곤 한다. 온라인 학습을 위해 쏟은 많은 노력들이 등교 개학을 기점으로 사라지지 않고 교실 수업과 맞닿아 새로운 교육의 흐름을 형성하게 될 때 교육 공동체의 성장이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온라인 학습의 경험을 통해 정상등교 이후 온라인 학습의 효과가 대면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교수 학습방법으로 함께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갖출 때 그동안 힘들게 참여했던 교사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산 송호고 교장 황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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