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경기] 구리 ‘문화·관광도시’ 새 패러다임

▲ 구리유채꽃 축제
▲ 구리유채꽃 축제

구리시가 일과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 추세에 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관광ㆍ문화 창달을 꿈꾸고 있다. 지역고유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도시브랜드 창출과 문화 관광도시로의 가치 확산이다.

구리시는 수도권 내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가장 작은 33.3㎢ 면적에 76.5%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한강수변구역 등 중첩규제로 묶여 있다. 때문에 도시개발 및 확장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먹거리, 일자리 걱정 없는 산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시는 문화ㆍ관광정책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문화 자원이 타 지자체에 비해 빈약한 상태에서 기존 문화ㆍ관광에 대한 일반의 고정관념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구리시만의 정책적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다.

통상 관광지라고 하면 경치가 좋거나 역사ㆍ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DLSR 고성능 카메라를 대신하는 신개념 스마트폰으로 사진찍기 좋은 곳이나 맛집골목 등이 입소문을 타고 SNS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순천만에 버금가는 강남의 가로숫길이 대표적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숨 쉬는 가슴 뛰는 곳으로 만든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혁신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문화산업 인프라 구축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변화들이 예상된다. 단순히 전통을 관광하고 공연을 즐기는 눈에 보이는 문화산업에서 게임분야와 같이 혁신적인 기술을 동반한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 산업으로 빠른 이동 등이 그것이다.

구리시는 이런 점에 착안해 푸드테크밸리 산업육성에 행정력을 모을 방침이다. 지역 내 대표적 경제중심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새로운 유형의 지역산업 경쟁력을 도모할 방침이다.

생산부터 식품공급과 제조 관리는 물론 소프ㆍ하드 웨어 등 농식품 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와 함께 바이오에너지, 생체재료, 기능성ㆍ대체식품, ICT 기술이 접목된 지능화된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부속사업의 플랫폼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가 장기발전 계획으로 추진하는 푸드테크밸리는 먹거리와 질병예방 및 관리개념을 합친 푸드헬스케어(food health care)를 하나의 테마로 구성해 역사와 전통, 예술과 문화산업이 연계되는 선순환 인프라 구축 효과를 노리고 있다.

▲ 구리아트홀 야경
▲ 구리아트홀 야경

◇독립적인 지역문화행정 엔진역할 ‘구리문화재단’ 설립

문화는 도시 발전의 핵심요소다. 문화가 일상생활에 스며들 때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개관한 구리아트홀이 7년의 짧은 기간에 ‘문화로 가꾸는 행복도시 구리시’ 자긍심을 심었다. 일반 시민이 부담없는 비용으로 유명 가수인 전인권, 이미자, 김연자 등 ‘라이브 온 스테이지 시리즈’를 즐겼다. 이는 곧 여유로운 문화도시 구리시로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됐다.

2020년 새로운 10년의 시기에 구리아트홀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위해 더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독립적인 문화행정 전문기관으로서의 구리문화재단 설립이다. 관 주도에서 시민 주체로, 시민과 더불어 시민의 생활 반경과 밀착된 문화환경 조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5월께 구리문화재단이 출범해야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는 상황이지만, 여건이 마련되는 데로 출범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에서 즐기는 대표축제ㆍ힐링장소 관광 인프라 연계

나들이객이 가까운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구리시가 매년 주최하는 유채꽃, 코스모스 축제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봄 축제인 유채 축제가 취소되긴 했지만, 매년 인기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구리시는 작은 면적에도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꽤 있다. 조선왕조 500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동구릉,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돌다리 곱창골목 등 구리 8경을 비롯해 용마산과 아차산이 내려다보는 강변북로 남쪽한강 둔치에 구리시민을 넉넉히 품어주는 구리한강시민공원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아차산은 해발 300m 남짓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인근 시민의 등산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고구려대장간마을은 아차산 4보루에서 발견된 간이 대장간을 근거로 강력한 철기문화를 지녔던 고구려의 상상력을 발휘해 재현한 곳이다. 고구려 유물인 20여 개 보루를 한눈에 이해하고 보루의 구조와 출토유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고구려전시관 등 수도권 내 대표적인 역사학습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경기예술지 인터뷰 (13)

◇세계문화유산 동구릉 문화재보호법 탄력적 개정 절실

세계문화유산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는 곳이다. 지역 또는 국가에서만 보존하고 전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이 공동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하게 지키고 전승해야 할 유산이다. 하지만,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의 현실은 어떤가?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다 보니 보호중심의 규제로 주변이 침체되고,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효용가치도 전무하다.

현 문화재보호법은 세계문화유산의 등재 및 보호를 포괄적으로 규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유지 관리 및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문화재청장은 세계유산과 그 역사문화 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보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민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주변지역을 낙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문화재보호법의 탄력적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일정 부분 권한을 갖고 유구한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폭제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쳤던 ‘동네 한 바퀴’ 재발견 기록화 사업 추진

그 지역의 문화와 찾고 싶은 관광자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그 지역 주민이다. 지역 고유의 관광 콘텐츠를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 주민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리시는 이러한 이야기를 담는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정책기관의 사업을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관의 고유 사업을 제안해 문화를 통한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주민 참여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문화지방자치가 실현돼야 하는 이유다.

민선 7기 구리시의 문화 정책은 계층의 구분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는 문화예술 참여와 향유 확대, 일상 속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가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구리=김동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