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앓는 바리스타 겸 화가 지망생 김예슬씨 "어려운 사람 돕고파"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예슬 씨, 어머니 김숙희 대표가 운영하는 양평의 한 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예슬 씨, 어머니 김숙희 대표가 운영하는 양평의 한 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37살 김예슬씨는 다양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화가인 어머니를 닮아서 그림을 잘 그린다. 피아노를 치고, 드럼 연주는 수준급이다. 무용을 배우고 3개월 전에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예슬씨는 꿈이 많다. 어른다운 사람과 꽃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조만간 미술전시회도 기획 중이다. 그녀는 화가 고흐를 좋아한다. 단순한 형태와 화려한 색감이 특징인 그녀의 그림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뜻한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예슬씨는 무척 바쁘다. 어머니 김숙희 대표가 운영하는 인도풍의 카페 겸 레스토랑 ‘쁘띠로사’에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고, 휴일에는 소나기 마을에서 출장 바리스타로 일한다. 장애인 모임인 ‘자조회’의 총무를 맡아 누구보다 열심이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예슬씨는 금융인인 아버지와 미술 교사 출신 어머니와 함께 21살 때 인도로 가, 그곳에서 18년을 살았다. 그 사이 어머니 김숙희 대표는 인도에서 한국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해 4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기업가가 됐다. 3년 전 양평에 인도식 레스토랑을 열었고, 예슬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예슬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어렸을 때의 꿈이 119구조대원이었던 것도 ‘아픈 사람을 구조하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어머니에게 30만 원이던 월급을 100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이유도 그 돈을 모아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슬씨가 가진 남보다 하나 더 많은 염색체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보탠 것 같다. 삶의 모든 목표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는 바리스타 겸 화가 지망생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세상이 될 것 같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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