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기세로 늘고 있다. 지난 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엿새 만에 100명을 넘었다. 클럽 관련 확진자의 90% 이상이 수도권에서 나왔지만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대규모 집단감염을 일으켰던 ‘신천지 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게 아닌가 공포스럽다. 폐쇄된 공간, 관련자의 전국 분포, 신분 노출 회피 등의 특징이 신천지와 유사하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접촉자를 추적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 클럽에 방문한 5천여명 가운데 3천여명이 ‘연락불통’ 상태다. 클럽 출입 때 방문기록을 적지만, 연락처가 거짓으로 적혀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가운데 성소수자가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 포함돼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클럽에 갔다는 비난이 커지면서 방문자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어서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이들을 찾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를 찾는 시간 싸움이 시작됐다. 클럽 방문자는 젊은층으로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이 넓다. 이들이 감염된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머무르면 코로나19를 빠르게 전파할 위험이 있다. 숨어있는 감염자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에 따라 이번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규모가 결정된다. 역학조사 속도가 방역 대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에 전파력이 높아 확진자들 중에는 가족, 지인, 동료 등에게 이미 병을 옮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클럽을 다녀온 손자에게 80대 할머니가 감염되는 등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으로 2차 감염이 번졌다. 이런 전파 양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3차, 4차 등 ‘N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감염자가 늦게 발견될수록 확산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다. 증상이 있는 직원이 확진 전까지 한 달간 출근하면서 166명이 감염됐다.
클럽발 집단감염 노출자를 찾아내 진단검사를 받게 해 확진되면 지역사회와 격리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방역당국은 카드내역 조회, CCTV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을 추적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자진신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약해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클럽 방문자들이 스스로 신고하고 빨리 진담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체할수록 본인과 공동체의 위험은 점점 커진다. 검사와 격리,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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