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의무사용 첫날…허술한 관리 감독

인천지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인 20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시민이 인천지하철 2호선 출입문을 향해 걸어 오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인 20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시민이 인천지하철 2호선 출입문을 향해 걸어 오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시가 20일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시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오전 8시께 인천 남동구 길병원 사거리 버스 정류장. 출근을 위해 20여명의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30대 남성이 버스에 올랐지만, 아무런 제재 없이 자리에 앉는다. 탑승 후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누구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

잠시 후 8시 30분께 인천 1호선 인천시청역 개찰구. 40대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교통카드를 찍고 승강장으로 들어섰지만 제재하는 사람은 없다. 바로 옆 지하철 안내센터에는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 등이 있지만, 마스크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탄 승객 일부도 마스크를 벗고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방송조차 없다.

인천1호선은 이동순찰반이 2인1조로 하루 40번씩 돌아다니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지만, 출근시간대 어디에서도 이동순찰반을 보긴 어려웠다.

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이 무색하게 이날 인천지역 주요 출·퇴근 지하철역 및 버스정류장이 그대로 방치된 셈이다.

지난 13일부터 출퇴근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서울시가 대대적인 관리로 미착용자에 대한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장에서는 시가 나서지 않는한 현장에서 승객을 가려받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버스기사 A씨는 “바쁜 출근시간이다 보니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더라도 우선 타라고 한다”고 했다.

택시 운전사 B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반토막이 났는데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승차 거부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 지하철 역장 C씨는 “지하철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기 때문에 인력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 13일부터 홍보를 하고 있지만 모든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기는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거나 미착용 승객이 많아진다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행정명령도 고려중”이라고 했다.

이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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