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의원의 평균 법률안 처리율이 ‘역대 최악’을 기록한 20대 국회 평균(36.9%)보다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 개선을 통해 입법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일인 2016년 5월30일부터 지난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발의된 법률안 2만 4천139건 중 36.9%인 8천904건만이 처리돼, ‘최악의 국회’란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 법안처리율은 17대(56%), 18대(51%), 19대(43.9%), 20대를 거치면서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인천 의원 69명(문희상 국회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제외) 역시 임기 4년 내내 5천615건의 법안(예·결산안, 헌법개정안, 의원 징계안, 동의안, 건의안 등 제외)을 대표발의했으나 처리된 법안은 1천619건(28.8%)에 그치는 등 낮은 처리율을 기록했다. 처리 건수에서 ‘단순 폐기·철회’는 제외했다.
전체 평균인 36.9% 이상의 처리율을 기록한 의원은 69명 중 13명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무소속이 각각 8명, 4명, 1명이다. 반면 나머지 56명의 의원은 전체 평균보다 저조한 처리율을 보였고 ‘처리율 0%’인 의원도 1명 있었다.
의원별 처리율은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시흥을)이 66.7%로 가장 높았고,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부천을) 51.3%, 민주당 윤관석 의원(남동을) 50%, 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을) 45.9%, 민주당 홍영표 (인천 부평을)·무소속 이현재 의원(하남) 각각 45.7%, 민주당 임종성 의원(광주을) 44.4% 순으로 높았다.
이에 반해 0%를 기록한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의정부을)는 가장 낮은 입법 성적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어 민주당 이학영(군포을)·이종걸 의원(안양 만안)이 각각 7.5%, 8.5%를 기록하며 10% 미만의 저조한 처리율을 보였고, 미래통합당에서도 홍철호(김포을)·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이 12.9%를 기록, 나란히 정당 내 최하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정당별 처리율로 봐도,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3천906건, 1천572건을 대표 발의한 데 비해 처리법안은 1137건(29.1%), 465건(29.6%)을 기록하며 20대 국회 평균에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보수와 진보 진영이 탄핵 정국과 촛불 국면 등을 거친 20대 국회 내내 극렬히 대치해온 것이 법안 처리율이 낮아진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동물 국회를 우려해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었지만, 민의의 전당이 오히려 식물국회로 변해버렸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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