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생 개척교회 모임에서 23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더욱이 인천시 등 방역당국은 이같은 소규모 성경 모임에 대해 한차례도 방역 점검을 하지 않아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에 따르면 부평구 교회 목사인 인천 209번 확진자 A씨(57)와 관련한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모두 2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교회 관련 확진자는 지역별로 미추홀구에서 10명으로 가장 많고, 부평구 8명, 중구 1명, 연수구 2명, 남동구 1명, 서구 1명 등이다.
이날 발생한 집단 감염자들은 인천의 14개 개척 교회 소속 목사와 신도들이다. 이들은 지난 25~27일 인천의 3개 교회를 돌며 성경 모임 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단 감염의 확진율은 모임 참석자 (1차 조사 결과)30명 중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약 77%에 달한다. 이는 구로 콜센터 확진율이 약 50%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그러나 시는 이 같은 성경 모임에 대해서는 방역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군·구와 함께 지역 내 교회 예배 등에 대해서는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는지 등을 점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처럼 집단 감염 위험이 높은 소규모 성경 모임은 아예 점검대상과 방역망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특히 성경모임은 정기적인 예배와 달리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 좁은 공간에 목사와 여러 신자가 모이면서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정식 예배가 아닌 소규모 예배 특성상 마스크 착용 등의 생활 속 방역 지침도 안지키고 있다.
이번 집단 감염도 성경 모임 참가자들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나타났다. 김혜경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모임 장소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마스크 착용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확진자 진술 등에 의하면 대부분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광필 인천감염병지원단 부단장(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성경모임은 사람들이 밀접하게 앉아서 서로 찬송도 부르고 예배도 하면서 대화가 오고 간다“며 “굉장히 높은 위험도를 가진 상태에서 오랫동안 잦은 모임이 있었다”고 했다.
시는 뒤늦게 오는 14일까지 4천234개 지역 내 교회에 집합자제 행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종교 소모임에 대해서도 군·구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는 확진자가 방문한 부평구의 PC방 이용객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34명이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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