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현역...권광중 내과 전문의, 개원의 은퇴후 보건소

“의사로서 마지막 소명이라 여기고,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평택지역에서 37년간 개인 병원을 운영해 왔던 권광중(71) 내과전문의의 말이다. 일선에서 은퇴한 뒤 잠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던 그는 지난해 7월 평택시 송탄보건소에서 새롭게 근무를 시작, 시민에 봉사하는 인생 2막의 장을 펼쳐가고 있다.

특히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선별진료소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 등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을 누비며 시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월27일 평택에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한민국에서 4번째, 평택에서는 첫번째 확진자였다. 확진판정에 앞서 해당 환자를 진료하고 검채를 채취한 이가 바로 권광중 전문의다. 그는 환자를 보는 순간 한눈에 코로나19 감염을 확신,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다. 개원의로서 쌓은 오랜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지금도 의심환자가 방문했다는 전화가 오면, 새벽 3~4시에도 단잠을 깨고 선별진료소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저녁 약속을 잡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하다. 모두 평택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미 지난 1월 설날 연휴부터 지금까지 130여일 동안 야간 근무는 물론 주말에 항상 선별진료소에서 검채채취를 하는 등 체력에 한계가 다다른 상태지만 힘든 기색없이 묵묵히 할 일을 다하고 있다.

그는 총 42년의 의사생활 중 37년을 평택에서 환자를 진료해왔다. 운영하던 병원을 접은지 오래됐으나 송탄보건소에서 다시 진료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전의 외래환자들이 몰려들 만큼 의술을 인정받고 있다. 약보다 식이요법과 운동처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2000년부터 20년동안 장애인 요양시설인 성요셉의 집에서 진료봉사도 꾸준히 펼쳐왔다.

권광중 전문의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입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방역복을 입고 있는다는 것 자체가 힘들지만 평택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일로 노년을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면서 “여건히 허락하는 한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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