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만시지탄의 인천내항 시민개방

그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인천내항의 일부가 시민에게 개방되는 단초가 마련됐다. 지루하게 지연되는 인천내항 재개발사업 추진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내항 1·8부두 개방에 원칙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여러 관련 기관간의 이해관계로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한 가닥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소식이다. 사업성과 고밀도 개발 우려 등으로 재개발용역이 수차례 지연되는 등 관련기관과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여 속절없이 지연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시민개방에 합의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다.

정부와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내항 1~8부두 일원을 관광지구, 해양문화지구 등으로 재개발하는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하나도 진척된 것이 없다. 용역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항만공사(IPA)와 인천시의 의견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LH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계획에 근본적인 차질이 빚어졌다. 사업시행예정기관인 LH가 포기함으로써 해양수산부는 올 1월 IPA 주관으로 다시 사업계획안을 올해 9월까지 마련하도록 했다.

새로운 사업계획서 수립과정에서 인천시와 시민사회는 사업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공공성을 낮출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IPA는 시민의견 수렴창구로써 가칭 ‘내항재개발 열린 소통관’의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소통관 건축 설계시 기존의 항만시설물을 적극 활용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디자인 시안들을 선정하여 건축하고, 다양한 내항 탐방 프로그램 운영계획도 포함할 계획이다. 기존에 시행중인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시민대상 설문조사, SNS와 더불어 열린 소통관을 활용하여 인천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내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IPA의 의지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인천시도 ‘인천형 내항재생 시민참여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에서 구성 운영했던 내항통합개발추진위원회가 지난 4월 해산한 후 이를 대체하여 시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시민협의체의 필요성에 따른 기구를 구축하는 것이다. 내항 재개발과 관련해서 여러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문제에 대비하고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기구로서 적절한 대처이다. 그동안 인천시에서 천명한 시민을 위한 내항 재개발과 시민과 함께 효과적인 내항 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모처럼 인천내항 재개발을 위해 IPA와 인천시가 적극 나서고 해양수산부가 지원 협조하는 것은 지역사회가 환영할 만하고 기대감 역시 커지는 게 사실이다. 이번 시민개방은 시기적으로 매우 늦은 감은 있으나 해양수산부의 그동안의 입장변화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계획에 집중하였던 기조에서 시민을 위한 실질적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으로 높이 평가 할 수 있다. 인천시도 이에 발 맞춰 적극적인 주체로서 앞장서고 모처럼의 기회를 잘 활용해서 시민을 위한 내항 재개발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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