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걱정하지마. 괜찮을거야.”
9일 오전 3학년 재학생 확진자가 나온 인천 문학초등학교 앞. 이 학교 3학년 학생인 A양(9)이 굳게 닫힌 철문 앞에 서서 안에 있는 친구에게 소리친다. 홀수번호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은 짝수번호 A양이 친구를 위해 현장에 온 것이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3학년 B양(9)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미추홀구보건소에서 검체검사를 받고 귀가했던 B양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학교 측도 오전 5시 30분께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오전 6시께 등교 중지 긴급 문자메시지를 받은 학부모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선별진료소 검체검사 현장에는 이들의 걱정을 반영하듯 자리를 떠나지 못한 학부모 100여명이 학교를 둘러쌌다. 당초 아이들의 검체검사에 동행하려했지만, 학교 측이 교내에는 학생만 들어올 수 있다고 안내하자 교문 밖에서 발만 구르고 있다.
학부모들은 저마다 담장에 바싹 붙어 아이가 언제 검사를 받는지 지켜봤다.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괜찮다”, “덥지 않느냐”는 걱정의 말들도 쏟아졌다.
B양과 같은 3학년생 학부모 C씨(34)는 “문자를 받고 너무 놀랐다”며 “평소에 마스크 꼭 착용하고 다니라고 얘기하긴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6학년생 학부모 D씨(44)는 “어제도 선생님이 문자가 와서 거리두기도 잘 지켜졌다고 하셨는데, 아침에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들리니 깜짝 놀랐다”며 “별 일 없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검사를 받는 아이들도 힘이 들긴 마찬가지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1시간이 넘도록 검사를 기다린 아이들은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교사들은 더운 날씨에도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아이들간의 간격유지, 마스크 배포에 정신이 없다. 저학년 아이들은 검사를 받고 나와 부모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부모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기 바쁜 모습을 보였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검사 대상인 아이들 380여명에 대한 검체검사를 할 예정”이라며 “더운 날씨에 아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그늘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확진판정을 받은 B양의 할아버지, 어머니, 언니도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B양의 언니는 남인천여중에 재학 중이며 학교는 현재 폐쇄한 상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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