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 씨에 대한 미국 송환 여부 판단이 다음달 7일로 미뤄졌다.
16일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에서 재판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을 연기했다.
이날 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손씨는 "만약 한국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 내려져도 달게 받고 싶다"며 "가족이 있는 이곳에 있고 싶다.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손씨 측 변호인은 "국내에서 처벌받은 혐의(아동음란물 혐의 등)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실제로 없기 때문에 (보증이) 있어야 한다"며 첫 심문 당시의 주장을 반복했다.
인도 대상 혐의인 범죄은닉자금 세탁 혐의에 대해서도 "현재 단계에서 기소만 하면 범죄행위에 대해 한국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범죄인 인도법에 따르면 국내 법원에서 재판 중이거나 재판이 확정된 경우는 인도 거절 사유가 된다.
반면 검찰은 "인도법 취지가 인도한 죄만 처벌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별도의 보증서는 요구되지 않고 보증한 사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소할 정도로 실체적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사가 완성됐는데 의도적으로 불기소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미국 법무부가 처벌받은 사건은 다시 처벌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아 보낸 공식 확인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천여 명에게 수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 결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 4월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씨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다.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재판부는 7월 6일 인도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재판부가 미국 송환을 결정하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손씨는 한 달 내 미국에 송환된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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