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 내용 없는 그림으로 드러나 결국 무산

안승남 시장 16일 최종용역안 보고회 갖고 사업 종료 선언

정부의 투자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13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사업이 ‘내용 없는 그림’만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확인되면서 더 이상의 동력 확보가 어려워 결국 무산됐다.

애초 행안부가 요구한 외국인 투자 의향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입증 자료는 물론 사업 규모 조정에 따른 경제성 및 재무성 분석 등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 두가지 선행조건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구리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GWDC사업 최종용역안(S법인 수행)에 대한 보고회를 연 뒤 지난 GWDC 사업에 대해 종료를 공식화했다.

GWDC 조성사업 경제성 및 사업타당성 등을 분석한 최종용역안의 주요 골자는 애초 행안부가 요구한 법적 구속력 있는 투자협정 체결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또한 중앙투자심사 대상이 될 수 없는 구조로 판단하고 조건부 의결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타당성 부재는 물론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제한 뒤 스마트시티사업 같은 새로운 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S법인의 이런 결론은 중앙투자심사를 위한 용역안 마련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상세 내용이 적시된 마스터플랜(MP)과 구체적 운영계획, 추진조직 등이 필요한데도 용역기간 내내 민간(K&C)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GWDC사업의 핵심인 HD(hospitality design) 산업과 MICE가 융합된 국제도시건설에 맞는 토지이용계획은 물론 민간개발자(디벨로퍼 등)와 투자사, 운영사, 2천여개 유치 기업 등에 구체적 추진계획이나 결과물이 없어 사실상 정상적 용역안 수행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S법인 관계자는 “중도위 조건부 의결 2가지는 중앙투자심사 통과, 외국인투자 유치 실현 등으로 중앙투자심사를 위해선 MP와 이를 실현하는 운영계획,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추진조직 등 3가지가 잘 구성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사업타당성을 도출할 수가 없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이 추진조직에서 발굴, 검증을 하기 위해 저희가 자료를 줘야 되는데 정확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입증해야 될 민간사업자가 자료 자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매우 우스운 상황이 전개됐다”면서 “이런 이유 등으로 사업 추진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안승남 시장은 이날 용역안 보고를 듣고 “최선을 다해 이 사업을 추진시키고자 노력해 왔는데 노력의 결과가 고작 이런 허망함일까 하는 심한 자괴감도 든다”면서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할 때 이 사업의 현주소는 휘황찬란한 그림에 불과, 이 순간부터 미련을 과감히 날려버리고, 공정한 공모절차를 거쳐 토평벌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리시는 지난해 4월부터 수행돼 온 이번 용역안을 위해 총 6억8천여 만을 지출했고 조건 이행 등을 전제한 사실상 가상의 경제성 분석 결과 B/C는 1.19로 제출됐다.

구리=김동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