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장관은 갭투자, 기재 차관은 증시 개인투자에 우회적 경고 메시지
주식 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 일대일 상담은 불법
2030 청년층의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 쏠림현상에 정부가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저성장과 풍부한 유동성 상황에서 빠른 투자 판단을 하는 젊은 층이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방안의 목적이 “갭투자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갭투자는 올해 들어 4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9천368명에서 2만1천9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2030대의 비중이 35%로 커졌다. 김 장관이 젊은 층을 직접 콕 집어 말하지 않았지만 갭투자 비중에서 청년층이 확대되는 만큼 이들의 갭투자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앞선, 기획재정부 차관도 젊은 층의 투자과열 현상을 언급했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은 지난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금융회의에서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비대면 온라인 거래의 활성화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온라인을 통한 정보 검색과 주식 거래에 능숙하고 투자 결정이 빨라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을 가졌다”라고 젊은 신규 개인투자자의 특성을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들의 등장은 증시 저변을 넓히고 시장에 유동성과 활력을 더해 주지만 앞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역시 개인투자자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로 해석된다.
이 같은 투자과열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로빈후드 앱으로 거래한다고 해서 로빈후드라고 불리는 젊은 개인투자자들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던진 주식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스포츠 도박하듯 주식 투자를 한다(뉴욕타임스)”는 비판을 듣고 있다.
투자 열풍을 이용한 일명 ‘주식리딩(leading)’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카카오톡 등을 통해 불법 투자자문을 하고 수수료를 받는데 오픈채팅방만 500여개에 이른다. 문제는 운영자들 상당수가 유사투자자문업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신고만 하면 업체들로 제도권 업체들이 아니다. 일대일 자문이나 투자금을 직접 받는 것은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조만간 금융당국이 집중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젊은층이 자기주도적 투자판단에 꼭 필요한 투자경험과 관련정보로 무장해 스스로 투자방향을 정할 수 있는 투자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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