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원 구성에 이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를 하루만에 마무리하는 속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단독 원 구성에 반발, 민주당 주도의 국회 일정을 거부하자 아랑곳하지 않고 35조 3천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추경안을 7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독 상임위 단계에서 3조원 가량을 증액하는 등 졸속 심사도 우려된다.
국회사무처는 30일 추경안이 회부된 16개 상임위 모두 예비심사를 마쳤으며, 총 3조 1천31억5천만원을 증액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가 중소벤처기업부 예산 2조 2천800억원 등 2조 3천101억원을 증액하고, 교육위는 대학등록금 환불 관련 자구노력 대책에 대한 정부 지원 1천951억원 등 3천881억원을 증액하는 등 6개 상임위가 증액하고 2개(법사·국방) 상임위가 감액했다. 국토교통위와 보건복지위 등 8개 상임위는 정부원안을 의결했다.
상임위는 통합당의 불참 속에 대부분 심사를 1~2시간 안에 마무리해 형식적인 심사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특히 기재위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여당과 정부의 졸속 운영에 유감을 표한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예결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으며, 1일부터 이틀간 조정소위를 진행하고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성남 수정)는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을 신속하게 심사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면서 “벼랑 끝에 선 민생을 구하고 위기에 빠진 기업과 일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며 “3차 추경이 아니더라도 국민을 위해 국회가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막가는 국회”, “폭주“라며 민주당을 강력 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일하는 국회를 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지들하고 싶은 대로 막가는 국회를 일하는 국회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추경 35조를 재원 대책도 없으면서 알바 예산으로 날리고, 자신들의 경제 실정을 예산으로 우리 자식들의 돈을 빼앗아서 때우는데 3일간 심사하겠다고 한다”며 ‘졸속 심사’를 겨냥했다.
배준영 대변인(인천 중·옹진·강화)은 논평을 내고 “35조 3천억 원에 이르는 국민혈세가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던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또 그 말을 충실히 따르려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의해 날림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35조나 되는 예산을 3일만에 마친다는 것은 안된다. 무리하고 과도한 예산이 많다”며, 정부 여당의 일정인 7월 3일까지 마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적어도 2주 정도의 예산심사 기간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당의 여당 비난과 국회 보이콧에 대해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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