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인천대 이사회, 밝히면 될 것을

김경희 인천본사 사회부장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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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가 총장 선거 후폭풍을 겪고있다.

인천대는 시민에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비리사학으로부터 학교를 지키려던 학생들의 움직임에 온 시민이 공감해 힘을 모았다는 정당함, 인천의 교육 발전을 위해 지켜낸 학교를 시립대에서 국립대로 격상시켰다는 보람, 나의 마음과 혈세를 모아 지금의 학교를 갖추도록 도왔다는 애틋함. 그렇게 인천시민에게 인천대는 각별하다.

그런 인천대가 요즘 심한 내홍 중이다. 그 수위도 심해지는 모양새다. 내홍의 이유는 단 하나다. 이사회의 침묵. 총장 선거가 배경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꼽으라면 그것은 필시 이사회의 침묵 때문이다.

인천대는 국립대로서의 3번째 총장을 뽑기 위해 수개월동안 분투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를 100% 반영한 직선제를 치르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수월한 진행을 위해 학교 구성원의 비율을 75%까지 늘리고 선거를 치렀다. 특히,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학생이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받아 학생도 정책평가단에 참여토록 한 후 치른 선거다.

그렇게 총장추천위원회는 3명의 후보에게 순위를 매겼다. 그런데 이사회가 이 순위를 뒤집었다. 1위 후보를 두고 3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이다. 사실, 그럴 수 있다. 필요했으니 3위를 최종 후보로 뽑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상하다. 왜가 없다. 도대체 왜, 이사회는 총추위가 수개월에 걸쳐 검증하고, 평가하고, 구성원의 투표까지 받아 정한 순위를 뒤집었는가. 왜.

이사회는 침묵한다. 인천대 법에 총추위가 3명을 추천해 이사회가 정한다고 규정했으니 절차상 하자가 없단다. 취재 과정 중 “밝힐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학원 민주화를 이뤄내고 시민과 구성원이 힘을 모아 국립대를 만들어놨더니 이제는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라는 거다.

인천대 구성원들은 목요일마다 교정에서 촛불을 든다. 이유는 하나다. 이사회가 후보 선정의 이유를 밝히라는 거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사회가 말한대로 정말 하자가 없었다면,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인천대 이사회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침묵은 금이 아니다. 그저 의혹과 내홍만 키울 뿐.

김경희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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