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인천 서구지역 수돗물에서 이번엔 유충이 발견돼 관계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14일 시에 따르면 최초 민원 접수된 건 지난 9일이다. 이 때부터 13일까지 왕길동과 원당동, 당하동 등에서 총 10건의 민원을 받았다.
서구 마전동의 한 주민은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에 유충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찍어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또 검암동 주민 역시 샤워기 필터 안에서 유충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경서동, 검단동 등에서도 유충을 발견했다는 글과 사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필터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마전동 주민 A씨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일이 반복하는지 모르겠다”며 “딸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아침에도 이 물로 씻기고 한 걸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시는 이날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해당 유충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후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다고 추정했다.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활성탄 여과지 발견 유충과 구민이 발견한 유충의 DNA 일치 여부를 의뢰하고, 배수지 내시경 검사를 통한 원인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이 발견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시는 왕길동(7천845세대), 당하동(1만5천999세대), 원당동(4천418세대) 등 2만8천262세대에 대해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세대에 대해서는 서부수도사업소에서 병입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수돗물 유충 발견으로 인천시교육청도 비상이 걸렸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서구 왕길동, 당하동, 원당동, 검암동, 마전동 소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급식 및 음용을 전면 중단했다.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대체급식을 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요청을 받아 이뤄졌다.
이와 함께 도 교육감은 서구 지역 학교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인천시와 서부교육지원청, 서구, 인천상수도사업본부와 협의하며 추가적인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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