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코로나19로 학교 급식이 중단하자 학부모와 농업인을 지원하기 위해 배포한 ‘농산물 건강 꾸러미’에서 곰팡이가 나왔다.
다른 지역에 비해 꾸러미 배송이 늦어진데다(본보 6월12일자 5면) 꾸러미에 든 쌀에서 곰팡이까지 나오면서 쌀의 품질마저 떨어지면서 시교육청의 관리 소홀 문제가 나온다.
2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6월 예산 105억원을 투입해 인천 초·중·고 학생 30만3천705명(95.5%)을 대상으로 강화 친환경 햅쌀을 지원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가정이 받은 농산물 건강 꾸러미 속 쌀에서 곰팡이가 나오면서 민원이 빗발쳤다. 쌀눈 부분에 검은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 쌀이 갈라지고 변색되는 등의 문제가 나온 것이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시교육청이 접수한 민원만 20건이 넘는다.
학부모 강수인씨(38)는 “햅쌀이라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배송 받은 쌀포대를 열자마자 묵은 냄새가 올라왔다”며 “2개월여 만에 받은 쌀인데, 아무리 무료로 주는 쌀이라지만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학부모 송모씨(42)도 “쌀포대를 뜯고 무심코 집에 있던 쌀과 한 곳에 뒀다가 상태가 이상한 것을 발견해 전부 버렸다”며 “혹여 급식에도 이런 쌀을 쓰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배송 지연 문제가 불거지자 ‘쌀을 바로 도정해 햅쌀로 보내느라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하며 쌀의 품질을 강조해왔지만, ‘곰팡이 쌀’이 배송되면서 관리 소홀 문제가 불거진다.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면서 제대로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농산물 건강 꾸러미 전수조사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관련 민원이 들어오는대로 즉시 교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배송에 문제가 있었는지, 도정 과정에서 불량 쌀이 섞인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에 배송한 쌀을 급식에 사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직접 쌀을 공급한 가공업체는 배송·보관 과정에서 날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농협쌀조합 관계자는 “문제가 된 쌀 대부분은 지난 5월 말께 도정한 햅쌀”이라며 “쌀 포장지에는 숨구멍이 있기 때문에 햇빛이 강하거나 습도가 높으면 최근 도정한 쌀이라도 상하기 쉽다”고 했다. 이어 “쌀을 보내기 전에 전부 검수를 했지만, 배송 시기와 장마철이 겹치다보니 일부 쌀이 젖거나 햇빛에 노출되면서 곰팡이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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