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나온 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리 사회 곳곳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은 5개월째 문을 닫아야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인복지관과 노숙인 이용시설, 장애인 보호시설 등 사회보호계층이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에 휴관을 권고했다.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클라이언트와의 상호작용은 주로 대면 즉 접촉(contact)을 통해서 이루어 졌으며, 얼마나 Contact를 잘하는지가 사회복지사의 역량과 기술로 여겨진다.
하지만 근래의 사회복지 서비스는 비대면, 즉 언택트(untact)로 이루어지는 상황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언택트(untact) 상황 속에서 특히 고립되기 쉬운 노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노인 학대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2019년 노인학대현황보고서에 의하면 연도별 노인학대신고접수 건수는 최근 6년간 평균 8.6% 증가하였으며, 인천 또한 학대사례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의 확장 시기인 최근 6개월간 학대신고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더욱 증가된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상황에서 사회적 관계망의 단절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적 관계는 개인의 정체성과 타인과의 연결성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고 이런 연결이 긍정적인 감정과 안정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이같은 연결은 끊어진 상태다.
특히 코로나19는 노인들의 생활환경을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서비스 제한과 이동제한 같은 격리조치는 노인들을 집에만 있게 하면서 보호자 및 배우자를 대면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족 간 갈등상황과 스트레스 요인 증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학대유형 중 자기방임학대에 해당하며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노인자살문제로 연결될 개연성이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국가 평균보다 2.1배 높으며 노인의 자살률은 2.9배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자살노인 성비 중 70%가 남성이라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자살한 남성노인의 가족형태는 독거인 경우보다 동거 가족이 있는 경우가 70% 넘게 분포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자살의 원인이 고독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자살한 남성노인의 연령분포로 보면 60, 70대가 전체의 23정도로 집중되어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던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상황에서 본인이나 가족들이 서로 반기지 않는 상황과 관련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워진 부양자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부양부담이 더해져 피부양자인 노인들은 정서적인 위협이나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서 위기대상 노인뿐만 아니라 가해자라고 말하지만 피해자일 수 있는 부양가족을 위한 통합적인 지역사회 자원 연계망을 강화하고 실천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정희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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