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화성공장 ECO 프로젝트 대학생 기자단 레드라이트조...분리수거 변화 필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정환 김민지 오지운 김세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정환 김민지 오지운 김세희

우리는 일상 속에서 환경보호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다. 학교에 다니면서는 환경포스터 그리기 대회에 작품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그림을 출품해야했고, 매년 방학 숙제로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를 했다. 이런 주입식 환경교육의 결과 상당수의 국민들은 분리수거 정도는 습관적으로 실천하고 몇몇은 외출할 때마다 매번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환경보호에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 ‘티끌모아 태산 된다’는 말처럼 이런 작은 수준의 노력들이 모여 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지난 수세기 인류에 의해 가차 없이 학대 당해온 지구를 되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수년 전부터 제주도 연안에 유입되기 시작한 조류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은 띠를 이뤄 이동하는 과정에서 선박사고, 어폐류 집단폐사의 원인이 되고, 해안에 이르러서는 악취, 조업 방해 등의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여 쓰레기로 배출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지자체는 관점을 바꿔 골칫거리이자 쓰레기로만 받아들여졌던 괭생이 모자반을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 중에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괭생이모자반을 신선하게 유지하여 슈퍼푸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변질된 괭생이모자반은 농가에 퇴비로 지원한다. 이와 같은 사례는 환경학적 관점에서 자원 순환 사회 구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환경보호를 위한 개인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시스템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 자원낭비를 최소화한다고는 하지만 높은 재활용 원가 등의 이유로 폐기물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가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시망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개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대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현재 쓰레기 처리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괭생이모자반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환경도 지키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단순히 잘 처리하는 것을 넘어 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 순환 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자원’하면 흔히 떠올리는 석탄, 석유만이 자원의 전부가 아니다. 괭생이모자반처럼 이전에는 쓰레기라고 받아들여진 것들 역시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유용한 쓸모를 지닌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에 더불어,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을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소재로 점차적으로 바꿔나가려는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모든 단계에서 일회성 폐기물을 다른 생산 조직의 원료로 대체하고, 이러한 과정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자원순환사회로의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무의미한 노력과 끊임없이 증가하는 쓰레기의 종말을 맞을 수 있다.

레드라이트조(김민지, 김세희, 마정환, 오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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