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소중하지도 않은 것들에 미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산다.”
이 글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스님의 말씀이다. 그러면 진짜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진리의 측면에서 보면 돈과 명예 사랑과는 다른 측면에서 소중함을 찾는다. 하지만 도의 세계에서 벗어난 속세의 모습은 돈과 권력과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 가장 소중하다고 믿고 살다 보니 삶 자체가 뜨거운 전쟁터이다.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습도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만 치닫고 있다. 양보는 없다. 상대방이 망하는 꼴을 볼 때까지 끝장을 내려고 하는 모습들이다. 불통의 대표적 표본이다.
소통의 규칙이 깨지면 삶이 고달파진다는 것을 알기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가능한 소통을 찾아가며 사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정치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기에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가 보다. 하기야 예술품도 추상화는 사람과 소통이 되지 않아서 더 가치가 나기도 한다. 그리고 유명한 시인들의 포스트 탐미주의는 기존의 의미를 철저히 거부하고 통념화된 서정을 배제한다. 결국, 불통이다. 그러면 정치도 예술이요, 시이기 때문에 불통인가? 그러나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직책이지 아티스트가 아니다. 예술가가 되려면 국회의원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야 하는 자리가 국회의원이다.
그러면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라는 말을 공부해보자. 의사소통은 가지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네 기둥인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다. 그중에서 남의 말 듣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공통(common)을 나타내는 라틴어 communis에서 유래됐다. 이것은 서로 간에 공통의 것을 이용해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공통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친구들과의 수다는 늘 즐겁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답답함을 느낀 적은 없었나? 그건 바로 대화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어색하고 필요 없는 대화는 던져 버리고 대화의 원칙을 배워서 의사소통이 잘되는 국회의원이 돼 보자.
첫째는 대화의 질(quality)이 중요하다.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거짓이 아닌 진실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뜬소문 같은 근거 없는 소식을 전하는 것은 좋지 않아. 대화의 질을 생각한다면 정확하고 진실한 이야기만을 주고받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필요한 양(quantity)만큼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하다 지쳐 버리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놓칠 수도 있다.
끝으로 원효의 화쟁 사상과 회통은 다툼과 대립의 화해라는 의미보다는 모아서 서로 통하게 한다는 의미, 즉 소통이다. 따라서 원효의 화쟁사상 즉 소통으로 좋은 국회가 되길 바란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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