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잠룡 이낙연-이재명, 대권 경쟁 전조전… 누가 상승세 이어갈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8·29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차지,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란 말을 입증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대선 전초전’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양측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당무에 착수한 이 대표가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직후의 지지율 상승 현상)를 누릴지, 이재명표 개혁정책을 앞세운 이 지사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당초 이재명 지사의 ‘사법 족쇄’가 풀리기 전까지의 대권 경쟁에선 이 대표가 우위를 점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다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이낙연 대세론’을 형성했다.

반면 이 지사가 코로나19 사태 속 ‘사이다 대응’과 재난기본소득 지급으로 주목을 받은 데 더해 사법 족쇄까지 풀리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실패 속 일부 당권주자와 이 지사 간 회동이 관심을 끌면서 이 지사의 몸값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잠시 주춤했던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경쟁자들을 누르고 당 대표에 취임하며 전환점을 맞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 대표는 60.77%를 득표, 김부겸 후보(21.37%), 박주민 후보(17.85%)를 40%p가량 앞서면서 파괴력을 증명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권을 쥐면서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와 향후 어떤 식으로 관계를 설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선 두 잠룡이 당분간 표면적으로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물밑에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문제가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최근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과감히 지급하자는 자신의 주장을 비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선별지원에 무게를 둔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일 나오면서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8월24~28일 전국 성인 2천54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1.9%p,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이 대표는 24.6%를 얻어 이 지사(23.3%)를 오차범위 내로 앞섰다. 전월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보다 이 대표는 1.0%p 하락한 반면 이 지사는 3.7%p 상승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 실시돼 이 대표에 대한 컨벤션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이 지사가 향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재의 양강 구도 속에서 누가 더 실력을 보여주느냐가 경쟁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제부턴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이 대표는 6개월 남짓 예상되는 재임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이 지사 역시 도정 수행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