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김연경에 이재영ㆍ다영 자매 등 막강 전력… KOVO컵 무실세트 3연승 독주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져스' 등 신조어도 탄생
예상했던 대로다. 여자프로배구 ‘호화군단’ 인천 흥국생명이 독주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앞으로의 V리그 흥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여론이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부터 충북 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20-2021 정규시즌 ‘전초전’ 성격의 KOVO컵 대회 여자부서 ‘배구 여제’ 김연경과 ‘국가대표 쌍둥이’ 이재영ㆍ다영 등 호화멤버를 앞세워 압도적 기량으로 전 경기 무실세트, 파죽의 3연승을 거두고 4강에 안착했다.
강해도 너무 강했다.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의 안정적인 볼 배급에 세계 최고 공격수로 평가받는 김연경과 ‘차세대 거포’ 이재영, 새 외국인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까지…. 흥국생명은 최강의 전력을 바탕으로 이번 컵대회는 물론, 정규리그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흥국생명의 독주는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독주가 오히려 V리그의 흥미를 떨어뜨려 향후 흥행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느 팀과 상대해도 결과가 뻔히 예상되기 때문에 흥미가 반감된다는 분석에서다.
흥국생명의 컵대회 경기를 지켜본 배구팬들은 하나같이 “여자배구 끝판왕이다”, “국가대표팀 같다”면서 지난달 31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3세트서 듀스까지 갔던 화성 IBK기업은행이 대단해 보인다고 평가할 정도다.
프로스포츠를 즐기는 관중들은 경기장에서 치열한 ‘시소게임’이 전개되는 것에 묘미를 느끼고 즐긴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각본없는 드라마’ 스포츠의 묘미인 점을 감안할 때 흥국생명의 독주는 오히려 리그 전체를 위해서는 독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 시즌 여자프로배구는 오히려 2위 싸움이 최대 관심사라는 말도 나온다.
11년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연경의 원 소속팀 합류에 이도희 수원 현대건설 감독은 “김연경은 FA선수와 외국인선수를 다 합쳐도 그 이상의 기량을 갖췄다. 안 그래도 이재영과 이다영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강한 팀인데 다른 5개 팀은 모두 도전자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 김천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일시적으로 배구 붐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김연경의 합류로 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전력이 너무 편중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구 관계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과 이재영ㆍ다영 자매의 존재만으로 V리그 전체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만, 큰 관심과 함께 위기 또한 빨리 찾아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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