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직사회에서 여성 공무원의 약진과 함께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깨지고 있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군·구와 소방을 제외한 시 소속 공무원 3천744명 중에 여성은 1천421명으로 37.9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민선7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인천의 공직사회에선 유리천장이 여성의 5급 이상 관리직 승진을 항상 가로막았다. 유리천장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여성이 직장 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시는 민선7기 박남춘 시장의 공약으로 사무관(5급) 이상 여성 관리직 확대 등 공공부문의 여성 참여 확대를 추진 중이다. 목표는 오는 2022년까지 여성의 5급 이상 임용률을 22%까지 확대하는 것이다.민선7기의 반환점을 돈 현재 시의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772명 중 여성은 160명(18%)까지 늘어났다.
최근 하반기 인사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한 조진숙 여성가족국장과 김혜경 건강체육국장 등 3급 이상 2명을 비롯해 서기관(4급) 16명, 5급 142명 등이다.
특히 5급 공무원의 여성 임용률이 두드러진다. 지난 2017년 77명에 불과했던 여성 5급 공무원은 2018년 89명으로 소폭 늘어난 이후 2019년 125명, 올해 142명으로 급증했다. 불과 3년만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여성 4급 공무원도 2017년 13명에서 2019년 19명, 올해 상반기 16명 등 증가했다.
이 같은 여성 공무원의 약진은 인천의 공직사회의 유리천장이 깨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민선6기(2017년 12월기준) 여성의 5급 이상 임용률은 13.2% 로 8개 특·광역시 중 7위에 불과했다.
정명자 인사과장은 “단순히 여성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사상 차별요소 개선을 통한 실질적 양성평등을 실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는 그동안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여성의 출산 및 육아휴직에 따른 보직·승진 임용 차별을 금지하는 한편, 승진이나 주요보직 전보 시 여성을 우대하며 승진 기회를 확대했다. 또 승진후보자 순위 2배수 범위 내 여성을 우선 심의한 데 이어 성과·역량 우수자 중심으로 발탁하고 1배수 이내 여성을 가능한 우선 승진토록 했다.
앞으로도 시는 여성의 5급 이상 관리자 임용률을 연말까지는 18.5%, 2021년 20.5%, 2022년 22% 등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세운 목표보다도 2%p가 높다. 시는 목표를 달성하면 전국 평균(21%)보다 높아지는 것은 물론 특·광역시 중 상위권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기관에도 여성 임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14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은 11.9%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22%까지 확대했다. 시는 2022년엔 25.9%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 밖에 시는 각종 위원회의 여성 비율도 4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의 여성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정책 결정 과정 등에 여성 참여를 확대해 사회 전반으로 여성 참여를 확산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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