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캠도, 줌도 없이 주 1회 쌍방향 수업 하라고?”…학교 현장 ‘한숨’

“지원도 없는데 어떤 방식으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라는 거죠?”, “현장에선 여전히 잡음이 나오는데 다짜고짜 시작부터 하라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학교마다 교육방식이 다른데 너무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것 아닌가요?”

교육당국이 공교육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겠다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라고 주문한 뒤 교육현장에서 터져 나온 반응이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원격수업의 질 제고 및 교사-학생 소통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원격수업이 길어지면서 수업의 질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학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원격교육으로 질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와 학생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자며 ▲주 1회 이상 쌍방향수업 진행 ▲쌍방향 방식 조ㆍ종례 운영 ▲주 1회 이상 전화로 학생ㆍ학부모 상담 ▲교시별 원격수업 시간(초등학교 40분ㆍ중학교 45분ㆍ고등학교 50분) 준수 등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장비ㆍ시스템조차 미흡한데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느냐며 막막함을 토로한다.

용인 A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정부가 쌍방향 수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내리지 않고 무작정 하라고만 하니 갑갑한 심정”이라며 “지원 등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우선 학교 예산으로 40여대 웹캠은 구비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군포의 B초등학교 관계자 역시 “쌍방향 수업은 집중도가 낮다. 또 그를 강제하는 것은 학교의 자율적 수업 방식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현실적이지 못한 지시”라고 지적했다.

긴급돌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도 한숨 쉬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학교가 지정한 시간 동안 교내에 머물며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학교 안 장비가 부족한 탓에 이용을 못 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쌍방향 수업 프로그램인 ‘줌’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상당수의 학교 컴퓨터실이 보안상 학과 외 프로그램 설치를 원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설정을 변경하면 쌍방향 수업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는 있지만 교사 대부분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 밖에도 쌍방향 수업 시 잦은 끊김 현상, 학생들의 낮은 수업 참여도 등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지역 학교의 웹캠 설치 현황은 수시로 변하는 사항이라 정확히 파악하진 못하고 있다. 다만 학교와 학생에게 대여해주는 전자기기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 지원은 가능하다”며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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