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World Alzheimer’s Day)을 맞은 가운데 경기지역에서 실종되는 치매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0세 이상 도내 치매환자는 17만1천108명으로, 전국 치매환자의 20.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경기도 치매노인 실종 건수는 경기 남부지역이 2017년 1천974건, 2018년 2천464건, 2019년 2천56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 북부지역도 2017년 597건, 2018년 673건, 2019년 715건 등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이 치매환자의 실종 건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정부나 일선 지자체의 관련 정책은 실종예방 보다 실종 이후에만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의 2020 치매정책사업을 살펴보면 ▲배회가능 어르신 인식표 보급사업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 ▲실종노인 찾기 위한 홍보물 무료제작 ▲무연고노인 신상카드 등 DB구축을 통한 보호ㆍ관리 및 가족 찾기 등 대다수 치매 환자 실종 이후 대처에만 집중돼 있다. 경기도 광역치매센터 역시 별도의 치매 사업을 실시하지 않은 채 중앙치매센터의 사업을 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현 정책이 사후약방문 조치에 불과하다며 실종 자체의 위험성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소정 가톨릭관동대 치매전문재활학과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치매환자 실종 관련 예방 정책이 오래전부터 굉장히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실종 이후 잘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실종 자체의 위험성을 줄이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매환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준비가 돼야 실종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먼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강화시켜 치매환자들이 더 전문적인 관리를 받게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종 예방책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히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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