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화성공장 ECO 프로젝트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난’의 영향으로 강원 동해안을 비롯해 울릉도, 거제, 여수 등 국내 해안 지역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쏟아져 피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특히, 태풍에 밀려온 해양쓰레기로 인해 국내 해안지역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동해안 하구 곳곳에는 불어난 강물이 쓸고 온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해양쓰레기 처리 비용은 국비 지원이 이뤄지겠지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해당 시·군 공무원과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쓰레기 처리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했다. 2010년 192개 연안국의 해양 쓰레기 1위는 미세플라스틱 주 원인인 담배꽁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식료품 포장재, 플라스틱 음료수병과 병뚜껑, 비닐봉지, 빨대 커피스틱 순이다. 특히, 플라스틱 병은 분해되기까지 45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연간 8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 스티로폼, 비닐봉지 등은 물고기와 바다 새들의 위장에 쌓여 포만감을 준다. 이로 인해 해양생물들은 먹을 것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한다. 또한 바다로 유입된 폐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의 하위인 플랑크톤, 물고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람 체내로 흡수된다. 게다가 미세플라스틱은 다른 화학물질을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역할을 한다. 결국 인간은 플라스틱에 흡수된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을 같이 섭취하게 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굴, 바지락, 가리비, 담치 등 4종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인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212개로 추정하였다. 이는 다른 해산물과 소금, 수돗물을 통한 섭취는 제외한 수치이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도 없이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6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98.2kg으로 세계 1위다. 이는 그 해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소비한 쌀의 양인 61.9㎏보다 높은 수치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의 양이 쌀보다 많으며 얼마나 플라스틱에 길들여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란 힘든 일이다. 플라스틱은 나무, 돌과 같이 특정한 성질을 가진 천연 물질과 다르게 내재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가소성(plasticity, 다양한 변신 가능성)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저렴하고 탄성이 좋아 자동차, 가전제품, 비닐 포장지 등 우리 생활 여러 곳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0%에 불과하다. 폐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재활용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복합재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상 폐기물 재활용은 ‘수거-선별-재활용’이라는 3단계를 거치는데 공간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수도권 소재 재활용품 중간선별업체는 저장공간 700평이 꽉 차 더 이상 추가보관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음식물이 묻은 비닐, 식사용기 등과 같은 일회용품도 재활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결과적으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고, 우리가 바꾼 환경의 흐름인 만큼 다른 도움이 아닌, 우리의 사소한 습관과 행동들로 회복시켜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을 다시 디자인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주는 ‘새활용’이다. 사용된 후 버려진 공병이 조명 기구로 재탄생하고 버려진 책들이 박스가 되는 새활용은 현재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TV 포장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수납함이나 반려동물 집을 만들 수 있는 ‘에코 패키지’ 시스템의 도입을 알렸다. 포장재에 인쇄된 QR코드를 찍으면 새활용할 수 있는 도면도가 나오도록 제작한 것이다. 오로지 TV 포장의 목적으로 배달되던 포장재가 바다에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존재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그 활용도로 인해 편리함을 느끼고 상품에게도 가치를 부여해주며 환경을 생각하는 새활용, 이 새활용의 보편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법과 활용에 대한 우리의 관심 및 노력이 요구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넓은 바다를 보며 마음이 뻥 뚫리는 것도 좋지만 무너져가는 바다의 답답한 마음도 알아주는 우리가 되면 어떨까.
비나리조 (박지훈 이현호 고다은 심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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