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온통 어둠이에요."
지난 9일 오후 10시30분께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A 아파트. 이날 오전 4시부터 1천38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19개 동)에 18시간 넘게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온종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층에 사는 일부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되자 외출조차 하지 못한 채 종일 집 안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이 아파트 20층에 거주하는 최혜련씨(37)는 “홀로 집에 남은 친정엄마가 온종일 엘리베이터 불통으로 외출조차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정전 사태로 전기뿐만 아니라 수도 공급까지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됐다. 주민 A씨(15)는 “양동이 한가득 채우고 와도 화장실 한 번 다녀오면 다 쓴다”며 “젊은 사람들도 물을 받아 아파트 계단을 수차례 오르락내리락 거려 힘이 드는데 어르신들은 어찌할까 싶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수원시는 아파트 관리동 등에 비상식수 차량을 임시로 운용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단지 정문과 후문에 간이화장실 각 1대씩 설치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3시50분께 이 아파트 단지 내 변전실이 침수돼 정전이 발생했으며 한국전력과 소방당국, 관리사무소가 변전실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날 오후 7시14분께 배수 작업을 완료했으며 건조작업과 전기설비안전검사를 차례로 실시해 변압기 설비 이상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아파트 전력 복구는 이르면 10일 오전 중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설치 후 전기 공급을 재개한다”면서 “완전한 복구는 보름에서 한 달이 걸린다”고 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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