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긴 장마 등 영향으로 작황 부진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풍과 긴 장마 등의 영향으로 작황 부진을 겪으면서 공급이 감소,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가격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고랭지배추 상품 1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41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천541원, 평년 5천401원 대비 각각 38%, 92%씩 오른 것이다.
고랭지배추 가격은 5일 1만1천657원, 6일 1만911원, 7일 1만689원으로 다소 내려가고 있으나 여전히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무 역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 8일 기준 고랭지무 상품 1개당 평균 소매가격은 3천872원이다. 지난해 2천630원, 평년 2천454원과 비교하면 각각 47%, 57% 올랐다. 고랭지무 소매가격은 5일 3천944원, 6일 3천929원, 7일 3천913원, 8일 3천872원으로 다소 내려가고 있으나 지난해나 평년보다 1.5∼1.6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태풍ㆍ긴 장마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탓이다.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는 10.3%, 평년보다는 10.0% 감소한 35만5천t으로 예상된다. 잦은 비로 배추 정식(심음)이 평년보다 7일가량 지연돼 초기 생육이 부진했고, 결구(잎채소의 속이 차는 것) 미숙, 병해 등의 피해를 입으며 생산이 줄었다.
고랭지무 생산량 역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13.6%, 6.1% 감소한 21만4천t으로 예상된다. 오랜 장마로 일조 시간이 부족한 데다가 9월 두차례 태풍이 발생하면서 고랭지무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김장철을 앞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이른바 ‘김포족’이 생기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김희정씨(53)는 “배추 1포기를 구매하는데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비싼 가격에 비해 평소보다 상품성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김장을 포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도 일부 김치 품목 판매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치 시장 1위 브랜드인 ‘종가집’의 공식 쇼핑몰인 정원e샵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장기적인 장마와 태풍으로 농산물 작황에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정 수량으로 포기김치를 판매했지만, 품질 저하로 공급량이 부족해 판매를 한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업계 2위인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도 썰은배추김치와 백김치, 열무물김치 등에는 ‘일시 품절’ 딱지가 붙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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