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인천, 제2도시를 위하여

지난 20세기까지만 해도, 부산이 대한민국의 제2 도시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산의 성장은 부진한 반면 인천은 가파르다. 인천은 이미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론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

현 시점에서 부산은 인구가 더 많은데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근소하게나마 인천을 앞서고 있다. 올해 8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부산(340만명)이 인천(294만명)보다 46만명 더 많다. 2018년 확정자료 기준 부산의 GRDP는 89조9800억원으로 88조7350억원을 기록한 인천을 앞섰다.

그러나 향후 10년 정도면 인구 면에서 인천이 부산을 앞설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도 1인당 GRDP는 인천이 더 높고, 두 도시 사이의 총생산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미래산업의 주축이 될 신성장산업 수출실적을 보면, 지난 해 인천은 112억달러를 기록, 부산(25억달러)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인천의 전진과 부산의 후퇴를 가져온 요인은 국내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21세기에 접어들어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이 늘었고 수도권의 경제적 비중도 오히려 커졌다. 또한 중국경제의 급부상이 인천과 부산의 경제적 부침을 초래했다. 부산이 비교우위를 갖던 신발이나 기계부품 등의 산업들의 생산은 주로 중국에서 이루어지게 되었고, 우리나라 대(對)중국 수출입과 물류는 인천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천의 상황을 보면 ‘제2 도시’가 멀지 않았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외형적인 성장에도 과연 인천이 내실 있게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인천이 진정한 ‘제2 도시’가 되는 해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인천 사람들이 내 고장을 더욱 사랑하는 일, 그리고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인식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정승연 인하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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