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재 2건 중 1건 ‘골든타임’ 놓쳐…성남 5분, 화성 10분 ‘지역 편차 심각’

최근 3년간 경기도 각 소방관서별 7분 도착률 김영배 의원실 제공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화재 2건 중 1건은 초기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속한 대처로 1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를 통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경기도 각 소방관서별 7분 도착률 현황’에 따르면 올해 도내 소방관서가 화재 발생 시 7분 이내 현장에 도착할 확률은 평균 50.6%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발생하는 화재 절반가량이 ‘골든타임’인 7분 이내 도착을 실패하는 셈이다.

화재시 진압 및 구조를 위해선 골든타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7년 12월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골든타임을 놓쳤는데, 이는 29명의 사망자를 내는 단초가 됐다. 당시 지휘부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반면 지난 8일 울산 남구에서 높이 113m, 33층의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불이 났지만 소방관이 5분 만에 출동해 주민들을 구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초기 화재대응에 가장 취약한 지역은 화성시였다. 화성시 소방관서들은 지역 내 화재 발생 시 평균 10분03초 대에 현장에 도착했다. 7분 이내 도착률은 24.8%에 불과했다. 화재 100번 중 7분 이내 도착이 25번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화성시의 지난해 7분 도착률은 23.5%이며 2018년에는 24.6%로 3년째 25%를 못 넘고 있다.

이어 이천(30.9%), 양평(31.7%), 안성(33.1%), 여주(34.0%)가 뒤를 이었다.

지역 간 차이는 무려 5분에 가까웠다. 도내서 가장 빠른 성남시는 평균 소요시간이 5분54초였다. 7분 이내 도착률도 81.3%로 나타났다. 광명(79.8%), 안양(79.1%), 하남(77.8%) 등 순이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관할 지역의 크기와 출동 당시 교통상황 등에 따라 지역별 차이를 보인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소방 출동 시 신호를 제어하는 ‘긴급차량 우선통행시스템’ 확대 등을 협의 중이며 인력 확충, 센터 늘리기 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골든타임 확보율을 높이려면 소방 권한을 늘리고, 시민들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선진국처럼 소방차에 교통제어를 권한을 주는 제도 도입 방안이 있다”며 “소방차 출동로에 불법 주차를 하지 않거나 길 터주기 습관화 등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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