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군·구가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온라인 자유게시판이 상업 광고판으로 전락했다.
20일 인천시와 군·구 11곳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남동구를 제외한 시와 군·구 10곳에 영리 목적의 광고 글이 게시판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인천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팔아요 H빔 300×150×H6m 60평’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이 게시물에는 공장 철골을 판매한다며 판매가격과 판매자 개인번호까지 자세히 적혀 있다.
부평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도 마찬가지다. ‘닭을 살려주세요’라는 게시글에는 양식장서 구제역과 진드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쓰이는 살충제를 판매한다는 광고문구가 쓰여있다. 자세한 제품설명과 함께 판매자 연락처도 적혀 있다.
강화군에는 부업, 아르바이트 홍보 글까지 올라와 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홍보하면 6만~6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각 지자체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관리지침에는 홍보·광고·개인정보 노출 게시물 등은 삭제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10여일이 지난 광고·홍보성 게시물 삭제하지 않는 등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
주민 A씨는 “자유게시판을 찾을때 마다 상업용 광고가 차지해 짜증이 난다”라며 “쾌적한 시민소통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 했다.
박상인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막상 소통창구라고 만들어 놨는데 시민 이용이 저조하니 광고 글만 넘쳐나고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자체는 상업·홍보 등 소통에 어긋나는 글에 대해 엄중히 관리하고 시민들의 게시판 이용 저하 문제도 해결해 올바른 소통창구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각 지자체는 관리 소홀에 대해 인정하며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다.
시 관계자는 “수시로 게시판을 확인한다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깨끗한 시민 소통의 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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