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투자펀드㈜의 투자비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인천경제청과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이 300억원을 투자한 인천투자펀드㈜는 당초 3개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식회사다. 트리플스트리트 사업 시행자인 에스디프런티어에 750억원을 출자했으며,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 시행자인 인천글로벌시티(IGC)와 송도24호 캠핑장 사업 시행자인 인천토지개발에는 각각 5억원과 9천만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의 투자비 회수는 인천투자펀드㈜ 설립 후 7년째 지지부진하다. 투자비 회수의 첫 단계인 인천투자펀드㈜의 인적분할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3월부터 트리플스트리트 사업을 담당하는 인천투자펀드㈜와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을 담당하는 ㈜송도투자펀드로 인적분할을 추진 중이다. 트리플스트리트 사업이 모두 끝나고 트리플스트리트를 담당하는 인천투자펀드㈜의 주식을 전액 매입하려는 A업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A업체가 주식을 매입하면 인천경제청은 투자비와 투자이익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A업체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연으로 당초 12월로 예정했던 투자비 회수는 늦어지고 있다. A업체는 부국증권 등 여러 금융·증권사로부터 PF를 추진했지만 관련 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늦어진 회수비 규모는 약 500억원에 달한다.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도 최근 2단계 사업의 시공사 교체 문제 등으로 지연 상태다. IGC는 지난해 7월 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로 선정하고도 1년여를 끌다 최근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 한 뒤 포스코건설과 손을 잡았다. 더욱이 아직 1단계 사업 정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인천투자펀드㈜는 2단계 사업이 끝나면 순이익 만큼 기부채납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할 방침이다. 결국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만큼 투자비 회수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아예 송도 24호 캠핑장 사업은 투자비 9천만원 중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인천토지개발이 캠핑장 운영비를 떠안는 문제 등으로 법정 다툼까지 한 끝에 결국 지난 2018년 회계에서 상각 처리했다.
김병기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4)은 “인천투자펀드㈜ 인적분할과 트리플스트리트 투자비 회수가 보고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려가 크다”며 “혈세를 투입한 인천투자펀드㈜인 만큼, 인천경제청이 투자비 회수 등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부국증권이 A업체에 대한 PF를 최근 승인해 인적분할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A업체가 인천투자펀드㈜ 주식 매입 의지가 강해 투자비 회수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투자펀드㈜를 설립한 것이 당초 어려웠던 사업을 다른 방식으로 추진해보자는 취지라 사업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사업 성패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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