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관람가 2천원 인상·영화관 감축

…경기지역 영화관 줄폐업 시작될까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경영 악화로 영화 관람가 인상을 결정하고 전국 상영관 30%를 순차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도 매출 감소 요인을 없애기 위해 CGV와 유사한 검토를 진행하는 등 영화업계 전반에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분석한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 한 달 국내 영화관 전체 관객 수는 299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1천473만명)과 비교했을 때 79.7% 감소했다. 올해 1~9월 누적 관객 수와 누적 매출액 역시 4천986만명, 4천243억원으로 전년(1만7천76만명, 1억4천482억원) 대비 각각 70.8%, 70.7% 떨어졌다.

CGV는 올 상반기 영업 손실액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위기 극복을 위해 2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대 등으로 타격이 커 관람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달 26일부터 CGV 영화 관람가는 주중(월~목) 오후 2D 1만2천원, 주말(금~일) 1만3천원 등 스탠다드석 기준 평균 2천원씩 인상된다.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모든 영화관의 표 값이 오를 수도 있다. 앞서 2018년 CGV가 관람가 인상을 발표했을 때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2주에 걸쳐 관람가를 1천원씩 올렸기 때문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CGV와는 별개로 상영관 감축 및 탄력 운영제 등을 논의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메가박스 측도 “매출이 많이 떨어져 요금 체계를 바꾸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요금이 오르면 관객이 더 줄어 영화관 감축만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CGV가 전국 119개 직영점 중 35~40개(약 30%)를 줄이려는 상황에서 다른 멀티플렉스도 영화관 일시 영업중단이나 폐관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CGV 감축 대상에는 용인, 안양, 시흥 등 지역의 영화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가 많은 경기남부지역 영화관도 문 닫는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CGV 측은 “인건비나 극장 임차료 등 부담이 늘어 다양한 자구책을 찾아봤지만 운영하기엔 역부족이었다”며 “장기적으로 어려운 영화업계 상황을 이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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