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글로벌시티(IGC)가 송도국제도시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의 시공사를 청약자와 협의도 없이 변경해 ‘사기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IGC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아메리칸타운 2단계의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을 선정하고 같은해 12월 본계약을 위한 약정을 했다. 이후 IGC는 지난해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산 관계자 2명을 대동해 아메리칸타운 2단계 청약자를 대상으로 미주사업설명회(3차)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IGC는 지난 15일 공사비 조정과 설계VE(경제성) 검토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현산에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 지위 해제를 통보했다. 또 IGC는 단 하루만인 지난 16일 ㈜포스코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하고 업무약정까지 했다.
특히 IGC는 아메리칸타운 2단계 청약자들에게 시공사 변경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거나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아메리칸타운 2단계 청약자들은 IGC가 사기분양을 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산 관계자까지 동원해 미국에서 사업설명회까지 해놓고 아무런 협의 없이 시공사를 포스코건설로 바꾼 것은 사기라는 것이다. 일부 청약자는 브랜드 선호도 등을 이유로 이번 시공사 변경에 대해 반발 중이다.
이미 아메리칸타운 2단계 청약자 중 일부는 1단계 사업의 입주자와 함께 지난 19일 IGC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방화섭 IGC 대표이사, 정일영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자리를 별도로 마련해 사안별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한 아메리칸타운 2단계 청약자는 “나를 비롯해 주변에 현산을 믿고 청약을 한 이들이 많다”며 “브랜드 가치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포스코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분명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아메리칸타운 1단계 입주자들도 이번 시공사 변경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들은 아메리칸타운 1·2단계 사업이 당초 1개 필지로 묶여 있던 곳(송도 7공구 M-2블록)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산이 1단계 공사를 했기 때문에 사업의 연계성 등을 감안하면 2단계 공사 역시 같은 시공사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아메리칸타운 1단계 입주자는 “1개 필지로 묶여 있던 곳에서 조화를 이뤄야 하는 사업들을 서로 다른 시공사가 한다는 것 자체가 사기”라며 “아메리칸타운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한다고 했을 때도 참고 기다렸는데, 이번에 IGC가 멋대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큰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IGC는 앞서 지난해 2단계 사업의 시공사를 선정할 때에도 현산으로 정하자는 우리 입주자들을 무시하고 입찰을 했다가, 이번에는 입찰도 없이 포스코건설로 시공사를 바꿨다“며 “사업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IGC 관계자는 “오는 24일 1단계 입주자 등을 대상으로 이번 시공사 변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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