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예방 접종 자체보다는 쏠림 현상에 주목해야"
인천에서 70대 노인이 독감 예방접종 후 숨지는 사례가 다시 발생하면서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하게 예방접종을 하기보다는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의료진과 예방접종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2일 인천시와 연수구 등에 따르면 연수구 선학동에 사는 A씨(74)가 이날 오전 6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한 내과의원에서 LG화학의 B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질병관리청과 연수구보건소 등은 A씨 부검에 돌입하는 등 1차 조사를 하고 있다. 또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병원을 대상으로 접종 과정 등 역학관계를 조사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을 보면 B독감 백신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 338명의 백신 접종 후 148명(43.8%)에서 이상사례가 발생한 제품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압통과 통증 등 국소반응이고 전신반응에서도 피로, 권태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사례는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 자체보다는 예방 접종을 맞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코로나19와 독감을 함께 걸리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예방접종을 미뤄야 하는 노인까지 서둘러서 예방접종에 나서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 20일 기준 인천의 만62세 이상 노인 51만8천378명 중 15만3천721명(29.6%)이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이는 2018년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노인 접종률이 23.3%임을 감안하면 초기 쏠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김경우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예방접종을 하면 기본적으로 발열과 뻐근함 등의 증상이 있는데 몸이 이미 안좋은 사람이 예방접종을 하면 이런 증상을 단순 예방접종 때문으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며 “만약 이런 증상이 폐렴 등의 전조 증상이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 후 접종해야 한다”고 했다.
고남석 구청장은 “많은 주민이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65세 이상은 일시적으로 접종을 중단했으면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1차 조사를 통해 예방접종과 숨진 A씨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라며 “1차 조사에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최대한 빨리 정밀조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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